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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복덩맘 Aug 27. 2023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

강원도 육아일기, 여섯 번째

이곳 강원도에 내려와서 가장 좋은 점을 꼽으라면 서울에서 지낼 때의 하루 중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남편이 출근하는 오전 7시부터 남편이 퇴근하는 오후 7시까지 혼자 아이를 보면서 가장 힘든 시간을 꼽으라면 오후 늦은 시간이다. 오후 4시부터 7시. 아이가 마지막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가장 활발하게 노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유식먹이기, 분유먹이기, 자기 전 목욕시키고 잘 준비하기 등의 각종 미션이 몰린 시간이기도 하다. 오전부터 아이와 고군분투했기에 체력은 바닥인데 미션은 많으니 사실상 남편이 오기까지 버틴다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오후 늦은 시간부터 아이가 잠에 들기 전까지의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뜨거운 해가 사그라들고 노을이 지려하는 하늘아래 돗자리를 펴고 그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지금이 몇 시 인지도 까맣게 잊는다.

마지막 이유식을 먹고 뽀송하게 샤워를 마치고 로션을 바른 후 앞마당에 나온 아이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웃음꽃이 핀다. 잠에 들기 전까지 시시각각 어둑해져 가는 하늘아래 삼대가 모여 아이의 옹알이와 손짓에 웃음 짓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어둑해져 가는 하늘을 보며 지레짐작 시간을 예측해 보는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이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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