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의 오전 낮잠시간, 커피물을 끓이는 동안 냉장고를 열어 서울에서 사 온 마카롱 세트를 꺼냈다. 매일 같은 시간 커피와 함께 마카롱을 한 개씩 꺼내먹다 보니 어느새 오늘은 마지막 마카롱을 먹고 있다. 이곳 강원도 인제의 생활에 얼추 적응한걸 보니 이곳에 온 지도 꽤 됐구나 싶다.
오늘은 주말이라 서울에서 남편이 내려왔다. 오랜만에 보는 남편을 보니 이제야 완전체가 된 느낌이다. 덕분에 나는 아침부터 텐션이 업되어 남편에게 뽀뽀세례를 날린다. 기분 좋은 엄마를 아이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엄마가 기분이 좋은 게 본인도 좋은지 덩달아 함박웃음을 지어준다. 아이의 예쁜 웃음을 바라보다가 남편에게 물어본다.
“아기 피부 어때? 서울에서보다 좋아진 것 같지 않아?” 남편이 아이의 팔과 다리를 만져보고는 대답한다.
“팔이 많이 거칠었는데 팔이 완전히 매끈해졌네. 다리는 아직 조금 거칠다. 그래도 여기 물이 좋긴 한 것 같아.”
아이의 밝은 표정과 조금씩 좋아지는 아이의 피부를 보면서 아파트에서 나와 공기 좋은 자연에서 집을 짓고 살자고 대화의 방향이 흘러간다. 서울하늘아래에 살 때는 아이에 대한 걱정도 염려도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이곳 강원도에 내려오니 무엇 때문인지 걱정은 사그라들고 마음은 편안해진다. 음식이 배달앱으로 주문이 되는 곳도 아니고 택배를 주문해도 서울보다 2~3일은 더 걸리는 곳이지만 이곳에 함께하는 가족만 있다면 계속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과는 별개로 다시 아이의 아빠를 따라 서울에 올라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늦은 오후, 주방의 창을 통해 푸르르다 못해 싱그러운 빛이 비쳐 들어오는 것을 보니 서울 가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