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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중현 Sep 28. 2023

일론 머스크와 하루키

지구를 떠나야 하나 지켜야 하나

오늘 한 페친께서, 일론 머스크를 다 읽고 독후감을 쓰셨다.

광인에 가까운 집착력으로, 한 사람의 의지로 우리를 화성에 보내려는 자가 맞나 보다 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죄다 온통 SF 같다는 내 생각과 느낌이 우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가 등장하고, 세상은 SF영화 같은 꼴이 되었다. 지금은 아마겟돈이나 1984와 같은 세상이 재현되고 있다. 기후와 에너지, 식량위기 이야기는 우리에게 두 가지 옵션만 남겨둔다.


하나는 지구에 남을 것이냐, 아니면 떠날 것이냐. 뒤의 것은 엄청나게 터무니없는 이야기 같았는데, 화성을 주제로 한 마션 이후에 급격히 진지하게 보이더니, 항공우주청 설립까지 논의된다.


일런 머스크는 우리의 운명을 짊어진 사람처럼 의기양양하다. 그런데, 그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만큼 지구는 변하고 우리는 무대책하다. 그래서, 지구를 보존하는 비용과 떠나는 비용이 견줄만해진다.


하루키의 신작을 읽고 있다.


하루키는 상상의 세상과 현실의 세상을 사물을 통해 연결한다. 상상의 세상은 당연히 허상이었겠지만, 하루키의 세상에서 그것은 지금의 세상보다 더 실존적이다.


상상의 세상이 현실을 조종한다. 1Q84에서도 그랬다. 우리는 생각하고 상상한 대로 산다. 그 상상의 일치점이 커지면 그 방향대로 간다. 개인과 집단의 차이일 뿐이다.


개인의 것은 잊힌다. 현실과 상상을 연결하는 문이 사라지면 존재가 부정된다. 그러나, 사실은 부정된 것이 아니라 융합한 것이다. 어느 쪽의 세상이든 그 방향을 바꾸어 하나가 되어간다.


우리 세상이 SF 같아진다.


그것은 상상을 실제 수행하여 현실화시키는 광인이 있어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실은 그 광인(들)의 추종자가 많아져 결국 실재화되는 것 같다.


경영이란, 한 천재의 생각을 모두가 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만약, 천재가 경영까지 훌륭하게 해 낸다면? 그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다.


성공 여부에 대하여 대중의 의심보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면, 아마 인류는 지구를 떠나는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지구를 지켜야 하나, 인류를 보존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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