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이야기를 월드카페 방식으로 풀어보다
'먹고즐기는자연' 교양과목의 3강 '기후변화' 테마 수업.
월드카페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65명 정도 되는 학생들은 각 10명씩 테이블을 만들고, 5명 정도 되는 옵서버들은 월드카페 운영 전반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한다.
각 테이블마다 리더와 타이머가 있고, 리더들은 각 테이블의 시작 꼭지를 적는다. 1분 30초 정도씩 발언을 하면, 리더가 그 내용을 전지에 적고, 그렇게 일정한 수준의 이야기가 진행되면, 학생들은 테이블을 바꿔가며 이야기를 개진할 수 있다.
월드카페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이나 관점을 아무것도 없는 단계에서부터 시작하여도 여러 이야기를 통해, 아이디어가 빌드업되어 가는 과정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하여 공유된 생각들을 통하여, 다양한 생각의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는 토론이 가능하다. 한 사이클은 약 5~6명의 발언이 각 테이블에서 진행되고, 이렇게 세 번의 사이클이 진행되었다.
어떤 테이블은 사이클마다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의견의 흐름을 경험하였고, 그렇지 않은 테이블도 있었다. 리더의 논지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기 있는 테이블도 있었고, 어려운 주제이지만 진지한 테이블도 있었다.
첫 번째 사이클에서 개진되었던 용감한 의견들이 두 번째 세 번째 사이클에 들어가면서 중화되는 테이블도 있었고, 처음 기후변화의 테마에서 좀 벗어나 어느 한 꼭지에 몰입하는 테이블도 있었다. 이 부분들을 옵서버들이 잘 찾아내 주었다.
다음 시간에는 수업 시작 전에 월드카페를 잠시 리마인드 하면서, 토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월드카페'의 방식을 통하여, 우리는 의견 개진과 합의를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습니다. 토론과 이해의 과정을 통하여, 내가 이 주제에 대하여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는 생각이 변하게 되고, 거대한 문제가 개인과의 연결점을 찾게 됩니다."
난 우리 사회가 문제를 문제로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합의와 토론의 과정을 포기할 심정에 처할 때가 많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토론을 할 때 반드시 '답'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말해 주었다.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문제에는 반드시 답이 있다고 세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답이 없는 문제들을 푸는 세상입니다. 아무도 답을 모른다는 것이죠. 답이 없는 이유는 그 문제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문제에 대한 것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적응하거나 순응하는 것입니다. 적응하려면, 문제의 요소를 파악하고 행동 방식을 찾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경험을 통하여,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을 찾아갈 수 있는 지를 공유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