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은 다른 사람에게 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비난, 비판은 물론이거니와 칭찬도 함부로 받으면 안 된다.
평가란 무엇인가. '너는... 한 사람이다.' 또는 '너는...이다.'라는 문장으로 표현되거나,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면 모두 평가다.
성인이 함부로 다른 성인을 평가하거나 평가받으면 안 되는 이유는, 그것이 권리와 의무 관계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평가를 할 수 있는 권리는 스스로 발생하는 권리가 아니라, 평가를 위임한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평가를 하려면, 피평가자의 위임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위임 없이도 평가를 받아도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반칙하는 자와 거짓말하는 자다. 반칙하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안정된 사회 시스템 하의 제도의 보호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모두, 민주주의 사회에서 성인이 된 민주시민이 알아야 할 사실이라고 전제한다.
전자출석시스템이 만들어진 후, 많은 학생들이 전자출석만 하고 수업을 듣지 않는다. 출석을 부르지 않으니, 눈에 띄게 빈자리가 보였다. 정직하게 수강을 하던 학생 중에 불만이 있었다. 출석을 불러보니, 허위 출석자가 전체의 10%였다.
'당당한 결석'을 하는 학생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요즘처럼 4회 결석을 하면 자동 F가 되는 세상에서, 이것은 큰 책임이 따르는 행동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교양 과목에서 가급적 학생들이 자연스럽고 후하게 성적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것은 부담이 되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교양 과목을 한 죄로, 너무나 자유로운 강의평가 점수 덕에 나는 '강의를 잘 못하는 교수'가 된 지 오래다. 농업과 식량, 자연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수업을 더 이상 하지 말까 까지 생각했다.
강의평가를 나쁘게 주는 학생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불성실 학생이 많다. 다른 이를 함부로 평가하는 자, 다시 말해 평가할 자격이 되지 않는 반칙왕, 거짓말쟁이가 다른 사람의 평가에 더 신이 난다.
'요즘 정치를 보니 어떤 생각이 들어요? 신뢰가 가나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스스로부터 잘하면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의 반칙과 거짓말을 무작정 탓하기만은 어렵다. 다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어찌 되었든, 거짓 출석체크를 한 학생들은 학점을 깎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