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911, 그리고 19
Thome Yorke의 앨범 - 정확하게는 Mark Pritchard와의 협업- 프로젝트 앨범이 도착해서 들어봤다. 물론, Radiohead로부터 이어져온 그의 음울하면서 간절한 목소리에서 이미 암울한 세상의 사운드를 들려주던 그의 개인 앨범들이 가져오는 다른 차원의 소리들은 기대하던 바와 통하는 바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 앨범은 그것을 더욱 비틀고 꼬아놓아서 내가 어디까지 이해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역시 무엇인가 강렬한 메시지가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LP 2장을 담아 놓은 북클렛의 아트워크 때문이다. 이게 누가 그린 것인가 하고 Wikipedia를 뒤져보니, 조너던 자와다의 작품이란다.
역사적으로, Covid19은 세상이 크게 바뀌는 전기가 되었는데, 그것을 하나 더 올라가면 911 테러가 있다. 두 개의 사건은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의 질서를 크게 뒤집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 세상의 안정성은 훼손되고 단기적인 결정만 반복되는 가운데, 소수의 이해가 다수의 이익에 대항하고 있다.
그 누구도 알지 못할 5분 뒤의 세상을 살고 있다. 인구증가와 기후변화, 대역병, AI의 도래, 식량위기를 포함한 수많은 큰 변화에 개인의 대응은 인류 역사상 상대적으로 가장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정치적 대표로서의 리더십은 위협받고 있으며, 그 자리에 서는 자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아, 자신과 이해를 같이 하는 소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공익을 주장하면서 거리낌이 없다.
Thom Yorke의 'Tall Tales'를 듣고 있자면, 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른다. 그 심연에는 인간의 위선과 착각, 무능함과 허무함이 자리 잡고 있으며, 집단이 개인을 짓누르는 어쩔 수 없는 결론을 생각하게 한다. 앨범 곳곳에 우리가 집착하고 있는 수많은 상징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팬덤을 코인과 연결하여 한번 더 비튼다. 400개의 코인을 팬들에게 나눠주고 그것을 확인하고 있다. 아쉽게도 내가 구입한 앨범에는 없다..
https://forger.tall-tales.info/
간혹, 이렇게 위대한 영혼들의 소리가 우리 인류가 우주에 발산하는 음악, 음성, 음향으로 드러날 때, 그것이 종종 이해가 잘 안 될지라도 엄청난 영감을 얻는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자동차에 기름을 넣는 것 같다고 할까. 그저께 저녁의 휘발유를 한 통 넣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