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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하는 농부

세상을 디자인하는 자, 육종학자와 함께

by 진중현

연구하는 농부.

해남 땅끝황토친환경 영농법인은 쌀 수출과 매출 극대화를 위해, 선진적인 쌀산업을 위해 정진하는 곳이다.

대표 윤영식은 단순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수년간 방문하며 느낀 것은 이런 순간들이다. 사진을 위한 연출이 아니다. 거짓말도 10년을 하면 거짓이 아니라고 아내가 말했다.

처음에는 누구나 가식도 있었을 것이고,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릴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과 몸이 가는 곳으로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진실한 웃음이 나온다.

그건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다른 이가 어떤 사람이든, 상대가 누구이든, 백아절현의 동지 앞에 솔직하다.

엄청난 시스템과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자랑하지만, 그것을 운영하고 보살필 사람이 없어 망하고 있다. 각종 농업 연구와 농정에 정작 농심과 식량에 대한 깊은 고뇌 끝에 성장한 전문가는 배제되었다.

뭐 먹을 게 있다고 '이해관계자'인가. 그 수도 없다. 그런데 기득권은 차고 넘친다. 생산 수단을 가진 것만으로 식량위기 첨병을 자처한다. 그러나, 환경과 기후, 지리와 문화는 정직할 것이다.

윤대표와 나의 일정은 거의 꽉 차 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은 같이 농장을 돌 때다. 늘 질문이 넘쳐난다. 질문의 방향은 일관되고 촘촘하다. 나는 위키 따위에서 나오는 지식을 말하지 않는다.

로컬과 글로벌, 공공과 민간, 실용과 이론, 지식과 아이디어, 문제와 해결이 다양한 접점에서 실시간으로 증폭된다.

우리는 농로를 가로지르는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나눈다.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이것이 주는 즐거움이 세상을 디자인하는 식물의 씨앗과 산물로 탄생하길 꿈꾼다.

학생만 성장하지 않는다. 농업인도 그리고 나도.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선생이고 아이들이다. 아이의 호기심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미래를 만들 것이다. 말이 앞서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ps. 쉬운 질문 두 개. 1. 저 벼의 흰 줄은 무엇일까? 2. 농장 곳곳의 빈 공간은 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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