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사랑

중매쟁이 육종가

by 진중현

식물도 사랑을 한다.


그중에서 우리가 먹는 밥을 만드는 쌀, 그 쌀을 만들어 주는 식물, 벼는 어떤 사랑을 할까?


사람은 남자와 여자가 다른 몸을 가졌고, 이 둘 간의 사랑을 통해 아이를 갖지만, 벼는 꽃에 해당하는 '영화' 안에, 남성과 여성이 모두 있어서, 한 영화 안에서 사랑이 이루어지고, 그 안에서 씨앗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우리가 더 좋은 쌀을 만들어 먹고 싶으면, 다른 특성을 가진 벼 식물체 두 개를 사랑하게 할 수 있다.


'식물육종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식물의 사랑과 번식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하여, 우리에게 이로운 식물인 '작물'을 개발하는 사람들이다.


아래 사진들은 아빠와 엄마 식물체를 준비하고, 그것을 교배하는 과정을 스냅숏으로 모아 본 것이다. 엄마 식물체를 준비하기 위하여, 벼 이삭의 영화 하나하나 수술 끝의 꽃가루 덩어리인 '약'을 제거하는 '제웅'이라는 작업을 한다.


다음날 날씨가 좋은 날, 아빠 꽃을 준비하고, 보통 한낮에 꽃가루가 잘 터지는 시간에, 둘의 사랑을 만들어 준다.

작업이 끝나면, 적절한 표시를 한 봉투를 씌우고, 다음 세대인 종자가 맺히길 기다린다. 성공적이라면 약 일주일 뒤에 송알송알 올라오는 새로운 씨앗을 볼 수 있다.


육종가들은 어쩌면 아주 야한 직업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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