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같은 음악이 어려운 공부를 위해 필요하다
대문에 걸린 음반을 두고 말한다.
Robert Fripp과 Brian Eno의 합작품 - 1973년 것을 다시 2014년에 제작한 것이란다.
Brian Eno의 사운드가 Robert Fripp과 만나면, 좀 더 노이즈 같은 느낌도 많아지고 더 사운드가 우주로 떠나는 느낌이다.
아들과 할 때에는 우리 내면과 공간에 좀 더 집중한다면, Robert Fripp과 할 때에는 우리의 밖에 대한 느낌을 더 많이 전달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fEYnOY210Y
일이 많아지면 머리가 복잡해지는데, 그냥 앉아서 듣기도 좋지만, 일을 할 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해 준다.
'음악이 마약이다'라는 말을 사람들이 종종 하는데, 마약의 가장 큰 장점은 아마도 집중력과 상상력을 극대화시킨다는 데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누구나 자신의 전문영역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공부하기 쉽지 않고, 트렌드를 따라가기 힘들다. 융복합 시대에 전문가는 큰 도전을 받는다. 내가 하던 일을 나의 이해관계없이 초월하여 다른 분야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것 같다.
농학은 과거에는 가장 지루한 학문처럼 보였을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가 국제화되고 수준이 올라가면서, 농학은 이제 첨단 융복합 산업이 될 것이다. 몇 년 안 남은 것 같다.
가장 큰 변화는 '농민의 수'가 줄었는데도, 생산성은 역대 최고라는 것이고, '농심'을 가진 사람들이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다. 난 전북의 벼농사의 생산량이 50%가 될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보면서, 그것에 품종 탓을 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다녀보면, 버려진 논과 방치된 작업, 그리고 친환경 농과 관행농이 어지럽게 섞여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기후변화와 소비자 주권 강화, 국제농업의 변화 등에 따른 농업기술 혁신의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데이터 중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기후, 지리, 인구 데이터뿐이다. 그것에서 파생된 수없는 가공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길을 잃을까 두렵다.
이런 혼란은 나를 끊임없이 소심하게 만들고, 그리고 연구 방향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음악은 나를 잠시 떠나게 한다. 중간중간 떠오르는 잡념의 자리에 (다분히 몽환적인) 그러나 내가 하던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해 준다. 마약이 그렇다고 들었다. 그냥 그 상태로 몰입하게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