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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무생물, 그리고 인간

by 진중현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도시 사람들은 집에 나 말고 생물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네?"


"집에 있는 것들은 모기, 파리, 그리고 집 밖에는 쥐나 비둘기 등이 있을 텐데, 거의 다 해로운 것으로 묘사되고 있지 않나요?"


"그렇네요."


"펫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펫을 자기의 투영이라고 봐요. 결국 Ego가 담겨 있어서 볼 뿐이죠. 만약 강아지가 정말 독립적인 강아지라면 그 꼴을 못 볼 것입니다. 주인의 생각을 딱 읽고 거기에 맞춰야 하지 않습니까. 그게 진짜 생물일까요?"


그리고 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태어나서 생물은 해로운 것, 무생물은 자기의 소유이고 자기의 것으로 학습이 됩니다. 그런 친구들이 자연에 가게 되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엄마, 왜 아무것도 없는 데 데려왔어요?' 합니다. 그런 친구들이 흙을 만진다고요? 더러워서가 아니라 그 안에 많은 생물이 있어서 무서운 것일지도요."


그분은 한참을 끄덕거렸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를 자연에서 고립시키고 있다.


"요즘 많은 동영상이 있어요. 개와 닭도 서로 같이 놀고요, 고슴도치와 쥐도 함께 놉니다. 세상의 모든 동물들은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고 심지어 도와주기도 합니다. 우리가 구분한 종의 개념을 넘나들죠. 오로지 인간만 종의 장벽을 철저하게 믿고 있고요, 그렇게 혼자 지구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이 멸망해 간다고 말합니다. 그냥 우리만의 이야기를 세상 이야기로 치환하면서, 우리 스스로에 대한 과대망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쎄요. 우리는 이미 지구에서 그렇게 중요한 존재가 아닐 지도요. 세상에서 숫자로 보면 가장 많은 것은 바이러스이고, 가장 많은 생체중을 가진 것은 식물이니, 그들에게 그 의미를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가장 무심한 식물과 가장 두려워하는 바이러스에게 말이죠."


그렇게 우리는 다른 대화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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