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으면 '고대'의 이야기
Steve Wilson의 Ancestral('고대')를 아침에 듣다가, 내 머릿속의 묘한 링크가 걸렸다.
아래는 어딘가에서 발표를 하다가 마지막에 넣어 두었던 슬라이드다.
왼쪽의 사진은 아마 제부도를 놀러 갔다가 찍은 것일 테다. 2050년이 되어도 여기가 남아 있을까? 매년 세계 평균 0.6cm의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오른쪽의 사진은 가뭄에 논이 쩍쩍 갈라졌다. 갈라진 모양을 보아, 이앙 직후 물을 1주일 이상 못 댄 상태이다. 흙색을 보아 영양도 부족하며 염이 많은 상태다. 이 농민은 대체 왜 이런 땅에 벼를 심을까? 그만큼 간절할 테다. 상습적인 가뭄이었을까? 아니다. 3-4년에 한 번쯤 겪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 가능성을 알 수 없어 매년 그냥 준비하는 것이다. 2년 농사가 잘 되면 행복해하고 신에게 감사하며, 3년째 가뭄에 인생의 쓴맛을 통해 지혜를 얻어간다고 믿는 농부다. 현실은 너무 가혹하지만.
오른쪽 아래 사진은 아프리카의 밝은 아이들 모습니다. 아프리카는 새로운 희망이다.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당연히 청년, 유년층 인구가 급증한다. 어느 나라의 수준을 가늠할 때 유아사망률을 비교한다. 곧 아이들에 대한 복지 수준과 건강 수준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다. 만약 어느 나라를 갔을 때, 거리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치면 그 나라에 미래가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제 그 나라를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 하는 것이 인류의 숙제가 되어가고 있다.
오른쪽 아래 끝의 그림은 내 아내가 그린 것이다. 국제벼연구소(IRRI)가 계간으로 발행하는 쌀 전문지, 'Rice Today'에 실린 것이다. 각 나라의 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코너에 한국의 것을 실어달라는 편집진의 부탁을 받아 아내가 글을 쓰고 그림을 직접 그려 게재한 것이다. '의좋은 형제' 이야기다. 형제간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연민에서 출발한다. 내가 그 삶을 알기에 고통을 알기에 외면할 수 없고, 오히려 상대의 행복을 즐겨하기에, 자기의 것을 서로 나누는 이야기다. 그 매개는 먹을 것이었다.
https://ricetoday.irri.org/the-good-brothers/
우리의 현재의 삶은 어떨까. 어쩌면, 이런 이야기가 '고대'의 이야기라고 느꼈던 것일까. 나는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어떤 링크가 떠오른다. 내 머릿속 뇌세포 사이에 각인되어 있는 링크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의 삶은 현재의 우리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은 내가 숨을 약 20-30번 쉬면 1분이 지나간다. 다시 말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진행하는 순간 이미 미래가 되어 버린다. 우리에게 사실 현재란 허상이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순간, 미래가 되어 버린다. 그 안에 있는 '1분'의 의미는 무엇인가. 다르게 생각해 보면, 1분은 미래지만, 현재로 인식되는 짧은 순간이다. 우리는 1분 정도는 너무 쉽게 버리지만, 그동안의 생각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