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자주 마음을 보시나요?
여러분은 얼마나 자주 마음을 들여다보시나요?
저는 몇 년 전부터 명상을 하면서 제 마음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서는 명상을 따로 하지 않더라도 언제나 제 마음이 무엇을 느끼고 어떠한 상태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 삶이 전부 제 마음에 달렸다는 것을 마음을 관찰하면 관찰할수록 명확하게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세히 바라보는 습관을 갖기 전의 저를 돌이켜보면 온통 관심이 바깥세상에만 머물렀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내면에서 올라오는 생각과 감정에 지푸라기처럼 맥없이 휘말리곤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너무나 쉽게 혹하고, 남들을 따라 하는 데는 선수였지만 정작 '나'는 누구인지 알지 못해 적지 않게 혼란스러웠어요.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깨닫고 있고 삶의 모습이나 내용도 내면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음, 어떤 변화가 일어났냐면요... 일단 가장 큰 변화는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도 그 감정과 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바라보게 되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누군가 저를 비난하는 말을 해서 마음속에서 화가 났을 때, 예전 같으면 같이 비난을 해버리거나 꾹 참는 등의 행위로 바로 이어졌는데, 지금은 화가 났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그 화를 충분히 지켜봐 줍니다. 화를 내거나 억누르는 등의 행위로 바로 가지 않는 거죠. 충분히 내 내면에서 화를 표현하도록 놓아두면 자신을 충분히 표현한 화는 해소되고 상황을 보는 시각이 달라져 버리거든요. 나를 비난한 사람이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 느꼈던 것처럼 미친 듯이 밉지 않아요. '그렇게 비난할 만한 이유가 나름대로 있었겠지.', '내가 비난받을 만한 존재라 그가 날 비난한 것이라기보다 그 사람의 마음이 그런 식으로 꼬여있는 거니까 그가 안 됐지 뭐...'. '저렇게 말을 막 하다니 그에겐 어떤 아픔이 있을까?' 이런 식으로요. 때로는 타인을 비난을 하는 상대의 마음이 아픈 마음이라는 것이 느껴져 제 마음도 그 아픔에 공감하게 되기도 해요...
물론 감정이 한 번에 풀리지 않을 때도 있어요. 사실 많아요 ㅎㅎ 그만큼 과거에 돌보지 않고 눌러놓은 것들이 많아서요. 하지만 그 감정에 대해 뭐라 하지 않고 그 감정의 존재를 인정해 주면서 바라보면, 감정의 농도는 분명히 옅어지고 결국에는 완전히 새롭게 변화하더라고요. 미움이 사랑으로, 두려움이 연민으로 등... 충분히 인정받은
감정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요. 아니, 어쩌면 더 진실에 가까운 모습을 드러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감정이란 참 신기하죠?
감정이란 굉장히 큰 에너지를 지니고 우리의 삶을 이끌잖아요. 특히 강한 감정과 생각이 만나면 우리의 삶은 그 힘에 따라 변해가고요. 그러니 감정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감정을 존중하고 이해한다는 것이 어릴 때부터 습관화되어 있지 않다면 정말 어렵죠. 우리는 수치스러운 감정이나 화가 나는 감정 등은 부정적이라고 배웠고 자동적으로 그런 감정들은 억누르거나 숨기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라고 여기는 문화 속에서 훈육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억눌러버린 감정들은 결코 그냥 사라지지가 않아요. 무의식 속에서 몸집을 부풀리고 폭발할 기회를 노리죠.
감정은 결코 그냥 없어지지 않는데, 그러고 보면 특정한 감정이 일어난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고 그것은 그 존재 자체로서 우리의 관심을 받아야 하는 대상인 것 같아요. 그냥 쓸데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죠.
"감정은 내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진실을 알고부터 저는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 감정을 바라보고 시작했고 지금도 그 과정 속에 있습니다. 아, 그런데 이건 감정에 휘말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에요!
음... 오늘은 맛보기로 마음을 들여다보는 제 습관에 대해 짧게 글을 썼는데요, 앞으로 우리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볼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