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결코 아무 때나 자신의 몸을 만지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꾸꾸가 너무 귀여워서 꼭 안아주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조심스럽게 만지려 해도 고양이 꾸꾸는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열 배는 더 큰 내 모습이 포식자처럼 두렵게 여겨지거나 아니면 뭔가 과한 애정 표현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자기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땐 적극적으로 싫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냐옹' 소리를 내며 조그마한 손으로 나를 밀어내거나 살짝 깨물기도 하며,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내 모습을 보고 도망을 가버리기도 한다. 이런 고양이의 습성이 언제나 애정을 듬뿍 주고받을 수 있는 강아지와 달라서 솔직히 섭섭하기도 했다. 개냥이도 많다지만 우리 꾸꾸는 정말 고양이다운 고양이다.
반면에 고양이 꾸꾸에게서 자기 사랑을 배운다. 자기감정과 상태를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뜻이다. 남이 함부로 자신을 굴리도록 허락하지 않는 고양이. 설사 자신의 생활을 책임지는 집사라도 자기가 싫으면 싫은 것이다. 그렇게 당당하고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건, 사람으로 치면 고수의 경지가 아닐 수 없다. 내가 경험해 온 바,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장과정에서 어른들의 손에 훈육되면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억누르는 습관을 들였다. 아이의 솔직한 감정을 존중하며 이해하거나 받아주는 부모는... 흔치 않다... 때문에 성인이 되었을 때, 진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몰라 헤매고,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 엉뚱한 행동과 말실수를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버림받고 비난받을까 봐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뒤늦게 화를 내거나 후회하는 등 자신의 진짜 마음을 누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것이 자기 학대인줄 모르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고양이는 자기 사랑의 고수이다. 때문에 자기 사랑을 훈련하고 있는 나는 고수의 의사 표현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만지기 전에는 그분의 기분을 살피고 허락을 꼭 받도록 하자! 너무 귀여울 때만 빼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