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라
뭘 먹든 손에 묻는 걸 싫어하고, 가루든 물이든 떨어지는 걸 싫어한다. 이런 조건들을 모두 배제할 순 없다면 어느 하나라도 덜 갖춘 것을 찾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과일을 좋아한다. 이건 명백한 이유다.
손으로 집어 먹는다고 해도 손가락에 묻는 건 기껏해야 과실을 씻어낼 때 맺혀있던 물방울 정도. 아주 산뜻하게 손에 쥐고 먹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크 같은 도구를 이용해도, 손으로 직접 먹어도, 어느 쪽이든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과육은 딱딱하지도 않고, 너무 무르지도 않다. 아주 시큼하지도, 지나치게 들큰하지도 않은 맛을 가지고 있다. 두 쪽 모두의 맛이 적절하게 섞여있다도 하면 좋겠다. 껍질을 벗기거나 깎을 필요도 없다. 이 얼마나 간편하고 효율적인 과일인지. 물론 초록 빛깔의 잎사귀가 있긴 하지만 그건 이로 베어 먹어도 좋고, 과도로 미리 간단하게 잘라놓고 먹어도 좋다. 이 꼭지의 잎사귀와 과실의 색깔 마저 나에게는 이보다 조화로울 수가 없다.
이것 자체의 특징만 해도 수많은 과일들 중에서 이것을 선택할 이유로 충분한 데다,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기특한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이걸 입으로 쏙쏙 넣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같이 행복해진다는 거다. 과일 하나로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선택을 주저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요즘은 사철 내내 어떤 과일이든 먹을 수 있다지만, 이런 이유에서 딸기 철을 늘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