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가지고 나니 사용하지 않는 물건
세상에, 1년쯤 전의 나는 한 사람 앞에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
막상 가지게 된 후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도 많긴 하지만 그것보단, 물건보단, 사람이나 사람의 마음 같은 걸 더 먼저 생각해보게 됐다. 요즘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사람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부쩍 더 많이 하고 있어서 같은 주제를 보더라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거 아닐까 싶다.
나를 잘 아는 지인이 최근에 "그건 네가 갖지 못한 사람에 대한 아쉬움에서 생기는 마음"이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갖는다'는 말을 이런 맥락에서 쓰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그랬다. 정작 실제로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의 마음을 갖게 되면 내가 생각하던 게 아닐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실망 같은 걸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생각하던 대로, 아니면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더 빠져들지도 모를 일이고. 이러나 저러나, 아니면 그러거나, 그건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니까. 어쨌든 어떤 사람에 대해 갖고 있던 마음을 '지워버려야지' 싶으면서도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훅 지워버리지 못하는 건 그 '갖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라는 거다.
'갖지 못한 사람'에 대한 마음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마음을 별 일 아닌 듯이 쓱 닦아버리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말 갖고 싶었는데 갖지 못한 물건이라 그렇고, 너무 갖고 싶었는데 갖지 못한 사람이라 그렇다. 물건보다 사람이라 더 그렇다. 물건을 갖고 싶을 땐 얼마든지 외치고 다녀도 좋다. 외치고 다닐수록 좋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갖고 싶을 땐 그렇게 마음대로 외치진 못한다. 제대로 꺼내놓지도 못할 마음이다. 물건을 갖고 싶을 땐 열심히 돈을 벌면 될 일이다. 사람을 갖고 싶을 땐 그만큼 '열심히만' 하면 될 건 사실 별로 없다.
사람이 제일 어렵고, 사람 마음이 제일 어렵다. 원래 늘 생각하던 말이었는데 부쩍 더 많이 생각하던 때가 있었고, 그건 요즘도 여전히 줄기차게 생각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실이 아마 세상에서 제일 복잡하게 꼬인 실일 거다.
막상 가지고 나니 사용하지 않는 물건과는 다르다. 일단, 가져보질 못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마음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마음을 방해한다. 그 마음이 그 마음을 가리거나 흐린다. '어쨌든 그렇다.' 요즘 상황을 정리하는 한 마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