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 당신이 사랑에 빠졌던 최초의 여름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입니다만.

by 왕민아


'사랑에 빠졌던 최초'의 여름 아니고,
사랑에 빠졌던 '최초의 여름'인 거다.



여름에 대한 불호와 겨울에 대한 호가 확실한 탓에 비교적 여름엔 누구에게 쉽게 호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고, 겨울에 그 감각이 좀 더 예민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최초의 여름인 거다.

처음으로 '괜찮은 여름'이었다. 지금은 그 여름으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그건 정확한 사실. 지금에야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든, 나든, 그 시간들이든 모든 것들이 부족한 것들 투성이었지만 그래서 더 좋은 여름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여름의 그 사람은 참 빛나는 사람이었다.

좋은 여름이었다. 나에게 그 사람이 여름이 지나서도 좋은 사람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음에도 그 여름은 충분히 좋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여름에 더 빛나는 사람이라 그랬을지도. 그래, 그 사람은 여름에 빛나는 사람이다. 잠시 내 여름을 빛내 주고 지나가서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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