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 내가 사랑했지만, 날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

좀 비슷했으면 좋았을 두 사람 눈 속의 농도

by 왕민아


그런 것 같네. 지나고 다시 하나씩 떠올려보니까, 너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나를 사랑한 것 같더라. 솔직히 나는 네 마음을 채 따라가지 못했거든. 너도 나중에야 알았겠지만 내 마음이 더 커지지 않는다는 걸 인지하고 최대한 빨리 '끝'을 꺼낸 거니까.

그냥 내 마음이 그래서 순전히 내 입장에서 똑같이 생각한 걸 수도 있을 거야. 별달리 표현하지 않은 너도 나처럼 그냥 저냥 그 정도인 마음인 줄 알았고, 너는 매일 히죽거리는 남자애 같아서 그런 네 마음은 그다지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무래도 나는 너를 늘 어리게 생각했던 것 같아, 그건 네 나이랑은 상관없이.

너랑 모든 연결선이 없어지고,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고 그제야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이런 말을 했더라, 그 땐 이런 행동을 하더라, 이런 것들을 지금 이렇게 많이 떨어져서 바라보면 오히려 너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도 같거든. 괜히 참 고마웠구나 싶기도 했어. 누구든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면 갖게 되는 감사한 마음이든 뭐든, 정말로 고마웠어.

내가 사랑했지만 날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이 누군가 생각해보다가 날 사랑했지만 내가 사랑해주지 않은 네가 떠올랐어. 날 많이 사랑해주던 네 눈빛은 잊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고마웠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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