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행복해지세요.

아빠딸의 일기

by 마음을 닮은 집

어떤 노래를 듣다가 이런 가사가 마음에 남았다.

“오래 걸려도 반드시 행복해지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빠가 떠올랐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아빠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할까.

지금처럼 우리가 건강하고, 함께 웃고, 따뜻한 집에서 잘 먹고 잘 수 있는 이 평범한 하루가

아빠에게도 행복일까.


아빠는 가끔 일주일, 길게는 이주일씩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작은 사무실 겸 창고에서 술에 취해 지내거나, 낚시를 하러 가는건지.. 어디론가 사라진다.

스스로를 괴롭히듯 오래 머물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초췌한 얼굴로 돌아와 다시 일상을 산다.


스무 살 무렵의 나는 그런 아빠를 고치려고 했다.

알코올 중독이라는 말로 설명하고,

사랑하는 딸의 말이면 변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아빠는 변하지 않았고,

나는 야속했고, 미웠고, 답답했다.


그런데 지금은 안다.

그렇게라도 버텨준 사람이 아빠였다는 것을.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는 무너져도,

결국 우리 곁에 남아 있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빠를 닮은 내가 세상을 살아보니

사람이 버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조금 알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더 많이 웃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이면

아빠도 조금은 마음이 놓일까.


오래 걸려도 좋다.

아빠가 반드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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