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딸의 일기
꾸고 싶던 꿈을 꾸게 된 날이 있다.
너무도 바라던 순간이었다.
마치 오래 기다려 온 약속처럼,
‘꿈에’라는 노래 속 한 장면처럼
나는 그 시간을 따라가려 했다.
한번도 나를 데리러 온 적 없었는데.
그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저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지나던 차 한 대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창문이 내려가고
아빠가 말했다.
“집에 가야지.
신랑이 기다리잖아.
아기가 있잖아.”
잊은 척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알고 있던 말을
아빠가 대신 꺼내 주었다.
그래, 갈 수 없다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한 번쯤 그날들을 다시 보고 싶었다.
아빠도 알았을 것이다.
내가 얼마나 그 순간을 오래 바라왔는지,
내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한 번도
내 앞길을 정해준 적 없던 아빠가
처음으로 내 앞을 가로막은 것은
꿈속에서였다.
행여 돌아오지 않을까 봐,
지금의 행복을 두고
안개처럼 사라질 후회를 쫓아갈까 봐,
그 먼 곳까지 따라와
처음으로 나를 막아서고
답을 먼저 알려준 것만 같았다.
묵직한 그 한마디에
나는 군말 없이 꿈에서 깼다.
늘 아빠를 이겨먹고야 말던 딸이, 군말 없이.
그 덕에 나는 오늘도 현실에서 일기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