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 4편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를 위해
고성 운봉산으로 향하는 길.
차창 너머로 펼쳐진 풍경이
자꾸만 발걸음을 붙잡았습니다.
이런 풍경은 혼자 보기엔
조금 아까운 것 같았습니다.
2024년 3월 8일,
아직 봄이라 부르기엔 이른 날이었지만
설악산은 여전히 겨울의 얼굴로 서 있었습니다.
하얀 능선 위로 햇살이 번지고,
그 풍경만으로도
오늘의 산행은 이미 충분해 보였습니다.
운봉산은 오르는 길이 여러 갈래입니다.
우리는 용천사 방면을 택했습니다.
삼척 쉰움산에서 만났던
워낭소리님과 다시 함께 오르게 된 산.
산에서는 이런 인연이 생깁니다.
말을 많이 나누지 않아도,
같은 속도로 걷는 것만으로
자연스럽게 동행이 됩니다.
오르는 길에서 만난 목련나무 군락지.
아직 꽃은 피지 않았지만
곧 이 길이 얼마나 환해질지
충분히 상상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눈과 가지뿐인 풍경이지만,
계절이 바뀌면
이곳도 누군가의 기억 속
‘다시 오고 싶은 길’이 되겠지요.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숨은 조금 가빠졌지만
시야는 점점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운봉산 정상.
설악산 방면으로 펼쳐진 설경,
발아래로 보이는 능파대와 교암해수욕장,
아야진항과 봉포항까지.
바다와 산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순간,
‘그래서 사람들이 산에 오르는구나’
싶어졌습니다.
힘들게 오른 이유는
결국 이 한 장면 때문이었을 테니까요.
정상에서 인증을 하고
서로의 닉네임을 부르며 인사를 나눕니다.
이름은 몰라도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만으로
우리는 금세 동료가 됩니다.
강원 20대 명산 인증 챌린지는
혼자 하는 도전이지만,
결국 혼자만의 여정은 아닙니다.
내려오는 길,
소나무와 바위가 함께 자라는 풍경을 보며
이 산이 오래 기억에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기대며 살아온 것들만이
이렇게 단단해지는 건 아닐까,
괜히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운봉산은
높지 않지만,
전망만큼은 큰 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날,
또 하나의 산을 넘겼다는 사실보다
사람과 풍경을 함께 품고 내려왔다는 것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