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휴, 손등에 찍어주던 노란 도장 애기똥풀

by 원 시인

애기똥풀, 손등에 찍어주던 노란 도장

엄마의 손등에 찍어주던 노란 도장, "몰래 주는 사랑"

산기슭과 마을 어귀, 누구나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법한 곳에 해맑게 웃고 있는 꽃이 있습니다.

줄기를 꺾으면 아기 똥처럼 노란 진액이 나온다 하여

정겨운 이름을 얻은 애기똥풀입니다.

서양에서는 제비가 눈이 아픈 새끼를 위해

이 진액을 물어다 치료했다는 전설이 있어

'제비풀(Chelidonium)'이라고도 부르지요.


이름 뒤에 숨은 애틋한 모성

노란 진액은 사실 꽃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독이지만,

우리 눈에는 그저 어린아이의 기저귀에서 보았던

그 따스한 빛깔로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꽃은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아픔을 치료하고 상처를 덮어주던 어머니의 손길처럼,

애기똥풀은 마을 곳곳의 허물어진 담벼락과

척박한 길가를 노란 빛깔로 정성껏 덧칠하며 피어납니다.


꽃말: "엄마의 사랑", "몰래 주는 사랑"

애기똥풀의 꽃말은 ‘엄마의 사랑’입니다.

화려한 화단보다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소박하게 피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그 모습은,

생색내지 않고 자식을 품는 어머니의 ‘몰래 주는 사랑’과 닮아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굽이진 길목마다 이 꽃이 피어 있는 이유는,

고향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어머니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작가의 시선: 흔해서 더 귀한 빛깔

애기똥풀은 주변의 풀들과 어우러져 더욱 빛이 납니다.

우리는 너무 흔한 것을 가끔 잊고 살지만,

가장 흔한 것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이 꽃은 말해줍니다.

길가에 핀 애기똥풀 한 송이를 보고 멈춰 설 수 있는 마음이라면,

당신은 이미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사랑의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입니다.


"애기똥풀은 말합니다.

사랑은 멀리서 찾아오는 거창한 축제가 아니라,

당신의 발밑에 늘 머물러 있는 노란 진심이라고.

오늘 그 노란 꽃잎 하나에

당신의 고단한 마음을 살짝 기대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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