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과 마을 어귀, 누구나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법한 곳에 해맑게 웃고 있는 꽃이 있습니다.
줄기를 꺾으면 아기 똥처럼 노란 진액이 나온다 하여
정겨운 이름을 얻은 애기똥풀입니다.
서양에서는 제비가 눈이 아픈 새끼를 위해
이 진액을 물어다 치료했다는 전설이 있어
'제비풀(Chelidonium)'이라고도 부르지요.
노란 진액은 사실 꽃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독이지만,
우리 눈에는 그저 어린아이의 기저귀에서 보았던
그 따스한 빛깔로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꽃은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아픔을 치료하고 상처를 덮어주던 어머니의 손길처럼,
애기똥풀은 마을 곳곳의 허물어진 담벼락과
척박한 길가를 노란 빛깔로 정성껏 덧칠하며 피어납니다.
애기똥풀의 꽃말은 ‘엄마의 사랑’입니다.
화려한 화단보다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소박하게 피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그 모습은,
생색내지 않고 자식을 품는 어머니의 ‘몰래 주는 사랑’과 닮아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굽이진 길목마다 이 꽃이 피어 있는 이유는,
고향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어머니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애기똥풀은 주변의 풀들과 어우러져 더욱 빛이 납니다.
우리는 너무 흔한 것을 가끔 잊고 살지만,
가장 흔한 것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이 꽃은 말해줍니다.
길가에 핀 애기똥풀 한 송이를 보고 멈춰 설 수 있는 마음이라면,
당신은 이미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사랑의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입니다.
"애기똥풀은 말합니다.
사랑은 멀리서 찾아오는 거창한 축제가 아니라,
당신의 발밑에 늘 머물러 있는 노란 진심이라고.
오늘 그 노란 꽃잎 하나에
당신의 고단한 마음을 살짝 기대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