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로 시작된 강원의 봄 여정이 이제 마지막 언덕에 도달했습니다.
그 화려한 대장정의 끝을 장식하는
주인공은 ‘화경(花卿, 꽃의 재상)’이라 불리는 작약입니다.
모란이 지고 난 뒤, 봄의 마지막 열정을 모아
커다란 꽃잎을 겹겹이 터뜨리는 자태는 가히 압도적입니다.
어머님이 애지중지 아끼시던 작약이 늘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장독을 닦던 어머님의 손길이 닿은 듯,
탐스럽게 피어난 작약은 고향 집의 가장 화려한 풍경이었습니다.어머님의 관상용 꽃이었던 작약은
현재 그 뿌리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며
대규모 약용 단지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작약의 뿌리는 통증을 완화하고 기혈을 돕는 귀한 약재로 쓰이며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작약의 꽃말은 **‘수줍음’**입니다.
이토록 웅장하고 당당한 자태를 가졌음에도
고개를 살짝 숙이며 피어나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이 꽃은 가장 화려한 순간에 가장 겸손할 줄 아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작약 군락은 마치 어머님의 함박웃음을 닮았습니다.
"작약은 말합니다.
축제는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속에 저장되는 것이라고.
화려했던 봄날의 기억들을 꽃잎 사이에 소중히 접어두었다가,
지치고 힘든 어느 날 하나씩 꺼내어
다시금 함박웃음을 지어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