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고성은
말 대신 향기로 인사를 건넵니다.
바람이 지나가면 보라가 흔들리고,
라벤더는 스스로 풍경이 되기보다
누군가의 기억이 되기를 선택합니다.
하늬라벤더팜은
처음부터 거창하지 않았을 겁니다.
다만, 한 사람이 계절을 믿었고
매년 같은 자리에 다시 서겠다는
묵묵한 약속을 지켰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곳의 여름은
화려하지만 서두르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다 멈춰 서고,
걷다 말고 다시 숨을 고르게 되는 곳.
라벤더 사이를 지나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자신의 6월을 꺼내 놓습니다.
그리고 겨울.
모두가 떠난 뒤에도
이곳은 비워두지 않습니다.
라벤더밭 위로 눈이 내려앉으면
보라는 잠시 숨을 고르고,
대신 고요가 풍경이 됩니다.
메타세쿼이아 가지마다
눈이 쌓인 날,
하늬라벤더팜은
말없이 아름다워지는 법을 보여줍니다.
소리 없는 계절도
충분히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이곳의 겨울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성의 라벤더는
여름에만 피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겨울에도 천천히, 오래 피어납니다.
고성 휴에 이 장면을 남기는 이유는
명소라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 만든 계절이
한 지역의 얼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고성은 이렇게,
크게 말하지 않아도
기억되는 곳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