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휴, 송지호 해변은 지금 변화중

by 원 시인

고성의 바다는 언제나 말을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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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바다는 언제나 말을 아낀다.

대신 오래 남는다.

능파대에 서면 바다는 풍경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이 된다.
파도는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대신 흔들어 주고,
말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 데려간다.


능파대에서 바라본 바다는
문암해변과 백도해변을 함께 품고 있다.
이곳의 바다는 넓어서가 아니라,
겹겹이 쌓인 기억들 때문에 깊다.


여름에는 빛으로,
가을에는 바람으로,
그리고 겨울에는—
아무 말 없이 내려앉은 설경으로
고성은 다시 사람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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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쌓인 바다는 더 고요해지고,
파도 소리는 더 또렷해진다.
그 겨울의 고성은
“괜찮다”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송지호해변은 지금 변화를 준비 중이다.
죽도로 이어질 인도교 공사가 한창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시간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을 맞이하려는 마음과
이곳을 지켜온 바다의 시간이
천천히 합의점을 찾아갈 것이라 믿는다.


고성은 그렇게
급하게 설명하지 않고,
서둘러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사진보다 오래 남는 무언가를 하나씩 품고 돌아간다.


어느 날 문득,
바다가 필요해지는 순간에
자기도 모르게 떠올리게 되는 이름—
고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