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아침 - 이해인
햇빛 한 접시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 더 먹고
나는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아빠도 엄마도
하늘에 가고
안 계신 이 세상
우리 집은 어디일까요
일 년 내내
꼬까옷 입고 살 줄 알았던
어린 시절 그 집으로
다시 가고 싶네요
식구들 모두
패랭이꽃처럼 환히 웃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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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설 연휴가 끝나가네요.
늘
명절이 오면 무엇을 하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끝나고 나면 집콕이 전부가 되곤 합니다.
이번 명절에는
아버지가 살아생전 소죽을 끓여주시고
화롯불에 고등어 구워주시던
모습에 한번 따라 해 보았습니다.
소죽을 끓인 아궁이의 불은 비록 아니지만
숯불에 고등어를 구워 먹으며
아버님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만두는 직접 빚지는 못했지만
만둣국을 먹으며
김치를 저장해 놓은 항아리에 바가지를 들고
엄마의 김치를 꺼내는 것을
도와 드렸던 기억들
이번 명절에는 유난히 돌아가신 아버님과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래서 명절 당일 산소를 찾아
더 많이 부모님께
그간의 삶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했는지도 모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처럼
새해아침에
만둣국에 햇빛 한 접시를 넣어
또 한 살을 먹었네요.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이 생각나는
시를 올려봅니다.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