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춘천은
강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강 위에는
늘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소양강처녀.
여름에는 노랫말처럼 흐르고,
가을에는 빛처럼 반짝이던 강이
겨울이 되면
잠시 숨을 고릅니다.
물결은 느려지고
공기는 맑아집니다.
그 맑은 공기 속에서
처녀상은 더 또렷해집니다.
노래 속에서는
그리움이 강을 건너지만,
겨울의 강은
건너기보다
바라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얼어붙은 가장자리,
흐르다 멈춘 듯한 수면,
차가운 햇살이 스치는 물빛.
겨울의 소양강은
조용히 말합니다.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라고.
처녀상의 시선은
언제나 먼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인지,
지나간 시간을 바라보는 것인지.
겨울에는
그 시선이 더 깊어 보입니다.
강 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 위에 서 있는 듯합니다.
춘천의 겨울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차분하고 단단합니다.
소양강처녀상 앞에 서면
누구나 잠시
자기 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추운 계절일수록
그 자리는 더 따뜻합니다.
소양강의 겨울은
멈춘 물빛 위에
그리움을 세워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