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에는 까만 밤을 배경으로 하얀 눈이 내리고 있고,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집안 벽난로 앞 크리스마스트리 밑에는 알록달록한 선물상자가 쌓여있다. 크리스마스 하면 흔히 연상되는 장면인데 오늘 밤은 선물이 빠지면 뭔가 서운하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 성탄 전날 밤 머리맡에 몰래 선물을 가져다 놓으셨던 것도 참 그리운 기억이다.
1년 내내 코로나로 걱정만 하다가 어느새 12월이 다 지나갔고, 예년과 달리 성탄 분위기나 연말 분위기도 못 느끼게 된 오늘 2020년 성탄 전날에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상상이라도 해보자.
자 그러면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은 뭐가 좋을까? 모더나 백신 4천만 도스? 아니야. 이런 건 내가 나설 일이 아니고 나라님이 할 일이지. 게다가 코로나와 연관된 선물은 더 우울해질 것 같다.
코로나가 없는 시절이라고 가정하고 다시 뭐가 좋을지 다시 상상해본다. 역시 최고의 선물은 꿈꾸던 여행을 하는 것 인 듯하다. 일주일은 좀 박하니 한 10일 정도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에서 자동차로 소도시 여행을 하는 걸로 정했다. 그래도 선물이니 뭔가 좀 특별한 곳에 머물러야 하지 않겠는가?
피렌체 남동쪽 소도시에 있는 “Villa Il Palagio"정도는 되어야 크리스마스 선물에 어울릴 듯하다.
https://www.il-palagio.com/
https://www.il-palagio.com/
16세기에 만들어진 이 건축물은 여러 가문이 거주하다가 1990년대 후반 Sting이 매입해 무려 7년이나 복원을 한 곳으로 그의 가족들이 지난 20여 년간 여름을 지내면서 친구들과 가족을 위해 개인 파티나 공연 등을 하던 공간이다.
Sting은 2001년 이 빌라에 몇 명의 관객을 모아놓고 라이브 공연을 녹음했는데 바로 <All This Time>이라는 앨범이다.
Il Palagio의 웹사이트에는 게스트하우스의 방을 이렇게 묘사해 놓았다. "Each unique room looks out at a view that is both breathtaking and serene."
Breathtkaking 하다니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Il Palagio 정원에서 Sting이 부른 <Every Breath you Take>가 떠오른다.
M자형 탈모를 가진 남자 중 브루스 윌리스나 주 드로보다 더 멋진 유일한 형아인 Sting은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노래를 마치고 호탕하게 외친다. "Thanks everyone, have a great time.. drink a glass of wine, get drunk and make babies!"
지금은 방이 여유가 있다면 외부인들이 숙박을 할 수 있게 오픈해 놓았다.
Sting은 이런 말로 우리를 초대한다.
"Il Palagio is like stepping into a painting. And one of my favourite places on Earth. I hope you fall in love with it as much as I have." 토스카나 지방의 여느 호텔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내도 훌륭하겠지만 이곳이야 말로 그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운이 좋으면 Sting의 공연을 볼 수 있겠지.
Reservation을 눌러보니 여느 호텔처럼 날짜별로 예약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이용 가능한지, 왜 묵으려고 하는지 메일을 보내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