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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창한 하루 Jan 01. 2024

다시, 제주다.

인생 2막


떠나왔다. 무덤덤한 마음으로 일상처럼.

집을 나서서 5분쯤 운전하는 중에

울음이 터졌다.

엉엉 목 놓아 울었다.


순간

33년 전쯤 대학생 때 본

[연인]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기숙학교 생활하는 프랑스 여학생과

중국인, 나이 30쯤 돼 보이는 부자 남자의 사랑을 그린 쫌 야한 영화!


무덤덤한 표정의 그 여자도

프랑스로 돌아가는 큰 배 위에서

목 놓아 울면서 영화는 끝난다.


아, 순간 사랑이었구나~

그 남자와의 관계도 호기심 어린 유희가 아닌,

그 남자를 좋아했었구나 하는

깨닫음의 그 목놓은 울음.


나는 그 영화를 그렇게 느꼈었다.


나도 일상의 생활이

관계들이

으레 껏 반복되는

무의미한 관계들이


집을 떠나오는 순간,

나도 아~사랑이었구나,

나를 그리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두고

원했던 이주,  그 떠나오는 홀가분한 순간에

깨닫게 되는 목놓은 울음이었다.


언제 또 우리가 이토록 자주 만날 수 있겠는가,

또 지금처럼 따뜻한 사랑을

다시금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새해 첫 일출을 뒤로하고

밤새 달려온 목포.

난 여기서 제주행 배를 탄다.

세월의 두께만큼

덕지덕지 붙은 내 짐들과 함께

나의 자동차에 한가득 싣고서.


난, 이 제주에서 지난 세월의 군더더기들을

새롭고 가볍게 만들어서

더 넓고 자유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날개를 달 것이다.


언제나 자유롭고 행복하십시오~

사랑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이여~

사랑을 주신 내 친구들이여~

갑진년 갑진 이들아~

함께 나아가자. 각자 원하는 곳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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