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의 유서

2021년 01월 16일 03:22 - 15화 -

by 임주형

우리 가게에 점심 손님 중에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중국인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과 같이 일하는 한국인들도 있다. 그중에 유독 한 사람이 중국인들을 싫어했다. 같이 겸상하는 자체를 싫어했는데 한국인과도 겸상하지 않으려 했다. 한 날은 4명이서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다가 벌떡 일어나서 새 쟁반을 허락도 없이 꺼내 들고는 새 그릇에 그것도 맨손으로 반찬을 주워 담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을 보고는 어머니께서 “어이, 아저씨! 지난번부터 자꾸 독단적인 행동 하시네요. 아저씨만 결백합니까? 그것도 맨손으로 반찬을 덜면 어쩌자는 거예요? 이 사람 완전 이기적인 사람이네 진짜로, 그냥 다음부터 오지 마소!”라며 딱 잘라 말했다. 그 사람을 같은 팀에 있는 한국 사람들도 미워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이 되기 전쯤에 구청에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식당에 일하시는 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연락드립니다.” 그 말을 듣고 잠깐 멍 때리다가 대답했다. “혹시, 저희 가게가 맞나요? 저희 가게는 테이블마다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고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건너오기 전부터 배달 조끼에 소독제 두 개를 차고 다녔을 만큼 방역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데요. 저희 어머니 보고는 심지어 잘 때도 마스크를 끼고 자라고 할 만큼 굉장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구청 직원은 말을 이어갔는데 신고하신 분이 말씀하시기를 “낮 12시부터 1시 사이에 사장님 가게를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중국인들이 들끓는다고요. 직원들도 마스크 착용을 안 하신다고 하셨거든요.” 그 말을 듣고는 “아, 잠시만요. 중국인이 들끓는다고 하던가요? 오늘 손님 중에 중국인들과 같이 일하는 건설업 종사자 분이 있었는데요. 위생 수칙을 어겨서 저희 어머니께서 호되게 혼을 냈습니다. 보복을 이런 식으로 하나 본데요. 선생님 중국인들도 인권이라는 게 있습니다. 중국인이라고 해서 코로나 19 보균자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거 굉장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요즘 확실하지는 않지만 중국은 코로나 19 종식에 가깝다는 언론보도도 있지 않던가요? 사실상 역사를 따지고 보면 한국인 중에 중국인의 피가 흐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계신가요?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네요. 방역 배달원이라고 뉴스에 나와도 될 만큼 확실하게 하고 있는데 말이죠.” 구청 직원은 내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는 다음 날 공사현장 소장님께 말했다. “소장님 제가 먼저 선방을 맞았는데 조금 신경 써주세요. 저는 진짜 불이익이 많습니다. 소장님 한 분 보고 그냥 넘어가는 거지요.” 그렇게 기분 좋게 넘어갔다. 그리고 오늘 그 팀이 식사를 하러 왔다. 두 테이블은 중국인 두 테이블은 한국인 나눠서 식사를 했다. 독단 적인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다. 식사가 끝나고 떠난 자리를 보니 그 아저씨가 생각이 났다. 테이블 밑에 쓰레기를 모아두었기 때문이다. 그 아저씨가 느낀 감정이었을까? 상식적으로 한국에는 이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데 당연하다는 듯이 쓰레기를 버려둔 것이었다. 나는 공무원에게 중국인의 인권을 거론했었는데 그들은 상식에 어긋난 행동으로 되갚았다. 사실은 올 때마다 이러한 행동을 했다. 이것이 문화의 차이라는 말인가? 아니면 개인 저마다의 능력이라는 말인가? 그렇지만 이들로 인해 모든 중국인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 분명 그렇지 않은 중국인들이 더 많을 거다. 우리 가게 골목 건너편에 공사가 어서 빨리 완공됐으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나 또한 건설업에 종사했으므로 말하는 거지만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다. 이런 것을 보고도 청년실업을 거론한다는 것은 본인이 나약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꼴이다. 청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겉멋을 내려놓아야 한다.’ 겉멋에 지배당하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건설업에 종사하든 나처럼 배달원이든 그 직업이 밑바닥 인생이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밑바닥이며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기준을 낮추어 넓게 봤을 때 비로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타인을 의식하는 삶이란 말 그대로 자신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이다.

KakaoTalk_20210116_041427600.jpg


작가의 이전글배달원의 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