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의 유서

2021년 01월 19일 01:59 - 18화 -

by 임주형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현재 내 위치와 배달 앱에 등록된 주소가 일치한 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배달이 밀릴 점심시간에 가게와 가까운 곳에서 주문이 들어왔길래 기분 좋게 배달을 갔다. 아파트 공동현관 벨을 눌렀는데 “누구세요?”라는 말이 들려왔지만 문이 열렸다. 본인이 주문해놓고도 누구세요? 라며 묻는 손님이 더러 있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현관 벨을 눌렀다. 첫 시도에는 나오지 않자 영수증에 등록된 안심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하, 한숨을 간결하게 몰아쉬고 벨을 한 번 더 눌렀다. 사람이 나왔는데 “누구세요? 안 시켰는데요?” 직장이 아닌 집주소가 잘못된 경우는 대부분 지인의 집에 놀러 갔던 손님이 배달음식을 대접했을 때다. 다행일 때는 손님이 전화를 바로 받거나 잘못된 주소 근처에 위치해 있을 경우다. 오늘은 전화조차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음식을 다시 가게로 들고 왔다. 그리고는 문자를 보냈다. ‘손님, 주소가 잘못되었네요. 지금은 점심시간입니다. 굉장히 바쁘기 때문에 가게로 직접 오셔서 수령 부탁드립니다.’ 이럴 때는 밀려있는 배달을 완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더 바쁠 때 손님의 전화가 왔다. 받고 싶지 않았지만 받아야 했다. “친구 집 놀러 갔다가 음식 시켜주고 바꾼다는 게 깜박했네요. 달동 00 아파트인데요. 죄송합니다. 좀 가져다주실 수 있을까요?” 하, 우리 동네인 중구도 아니고 남구다. 심지어 배달 팁도 3,000원 더 받아야 하고 지금 밀린 배달도 장난이 아닌데 미쳐 버리는 상황인 거다. 하루가 엉망이 되었지만 할 수 없다. 음식장사는 가능한 서비스업이다. “손님, 이런 상황은 늦게 전해지더라도 할 수 없습니다. 식어도 조금 데워 드세요.”라고 말하고는 다시 가져다줬다. 벨을 눌렀더니 하는 말 “거, 앞에 두고 가세요.” 진짜 짜증이 난다. 원래 비대면으로 음식을 수령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마스크 끼고 나와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게 예의다. 아무리 손님이라도 아니, 그 어떠한 상황이라도 인간관계에서는 수직관계가 없어야 한다. 오류가 발생한 음식이 우리 가게 음식이라서 다행이지 배달 대행 기사로 일하던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정말 답이 없다. 해결책이 없다고 봐야 한다. 한 동네에서 각기 다른 음식을 두 개 실고 하나는 가까운 동네 나머지 하나는 조금 먼 동네까지 경유하며 배달해야 했었는데 첫 코스 손님이 잠들어 버려서 다음 코스의 음식을 제시간에 가져다주지 못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면 종류였는데 손님과 가게 사장님에게 있는 욕 없는 욕 다 들어먹었었다. 정말 한참 있다가 눈 비비며 나와서는 “아이고, 잠이 들었네요.”라고 말하면서 음식만 쏙 들고 들어가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다. 요즘에는 배달 음식점에서 중식 말고는 거의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손님이 정신을 바짝 차려 배려해주는 것이 가장 이롭다. 손님의 실수로 배달 대행 기사의 시간과 돈, 나아가 하루가 통째로 날아가 버린다.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이후로는 콜이 없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사람들은 오토바이 난폭 운전이 많다고 생각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중에는 타인의 시간을 존중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손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명을 다하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대한민국에는 이륜차보다 자동차가 월등하게 많으며 난폭 운전 또한 자동차 운전자가 월등하게 많다는 것을 알린다. 내가 느끼기에는 운전을 오래 했을지라도 배려와 양보가 없는 사람은 초보운전이다. 사실상 초보운전은 난폭 운전이다. 운전 고수는 무조건 배려하고 양보한다. 차가 오는 것을 봤으면서도 못 본 척 먼저 지나가려 하고 아무런 체계도 모르면서 터프한 척하고 차도에서 방향 지시등을 켜도 양보해주지 않는 운전자들은 반성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일방적인 사고를 내고 그런 사람들이 서로 접촉사고를 내서 도로를 마비시킨다. 또한,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절대 금물이다. 나는 오토바이를 주로 타므로 시트고가 높기 때문에 뒤에서 보면 훤히 보인다. 그중 절반 이상은 초보운전 딱지가 선명하게 붙어있고 방향지시등도 없이 자동차 칼치기를 일삼으며 위협적이게 운전하는 차량에는 ‘baby in car’라는 문구가 대체적으로 많이 붙어있다. 나는 ‘baby in car’ 스티커가 가장 두렵다. 내 개인적인 통계와 의견일 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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