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의 유서 - 38화 -

2021년 02월 18일 01:26

by 임주형

코로나 19 시대 이후로 우리는 기준을 높게 설정할 것이 아니라 보다 낮게 설정해야 한다. ‘꿈을 크게 가져라. 목표를 크게 설정해라. 멀리 봐라.’ 등의 말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세상에 없을 때 효력이 있던 말이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 19 감옥에 갇혀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좋은 영향을 받은 소수의 분야나 업종이 있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앞으로도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거다. 많은 유명인들 또한 이와 같은 말을 했다. 비슷하지만 나는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돌아간다는 말은 과거로 간다는 말이기 때문에 갈 수 없을뿐더러 코로나 19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해도 세상은 이미 범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해있을 테니까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반적인 삶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개인은 지금 당장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다가 코로나 19 감옥에서 모두 출소하게 되면 그때 판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미리 알고 대비한다는 것은 사실 거짓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가올 미래가 생각한 대로 흘러간다는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미래라는 것은 예측과 변수를 염두에 둘 수는 있겠지만 미리 안다는 것은 반칙이다.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긴 적이 있으며 다시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거의 없고 그 아픔을 피부로 알지 못하는 우리들이 남았다. 그렇다면 나라를 빼앗긴 무능한 피와 나라를 되찾은 유능한 피 모두를 물려받았다는 말이 된다. 치아가 미친 듯이 아파야 치과에 가듯 닥쳐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이다. 오냐오냐 자라서 근성 없고 나약하며 겉멋이 가득하고 쉽게 일하고 돈은 많이 벌고 싶은 젊은 세대가 일자리가 없다며 청년실업을 논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는 일제강점기 다음으로 최악인 거다. 기준을 낮춰라. 편하게 500만 원 벌고 싶겠지만 힘들게 200만 원 벌어라. 돈의 무게를 알고 값어치부터 알아야 한다. 또 돈 많은 사람처럼 완성된 사람과 결혼하고 싶겠지만 돈 없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성장해가면서 서로가 완성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돼라. 그게 월등한 사람이다. 내가 받을 것에 대하여 기준을 낮추되 가진 것에 대하여 기준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 돼라. 만약 우리가 무너진다면 그때는 남 탓을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그리고 바른 인성을 끊임없이 쌓아 나가라.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라 하더라도 인성이 좋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없다.

오늘 울산에서 부자들만 산다는 아파트에 배달 간 적이 있다. 요청 사항에는 ‘명절 잘 보내셨나요. 올해도 파이팅입니다. 음식 잘 먹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문 앞에 두고 벨 눌러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고 문 앞에는 “마스크 챙겨가세요.”라는 문구와 마스크를 문 앞에 붙여 둔 것을 보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져왔다. 손님을 대면하지 못했지만 배울 점이 있었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인성이 좋으면 결국 돈이 많은 사람이 된다. 인성이 돈 주머니이기 때문이다. 주머니가 커야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점을 안다면 어떠한 순간에도 가슴에 힘을 주고 버텨라.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겠지만 무너지지만 마라. 단언컨대 쉽게 성공하는 것은 거품이자 수포다. 꿋꿋이 쌓아 올린 뼈대가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뼈대만큼은 단시간에 만들 수 없다. 대신에 오래 걸린 만큼 탄탄하다. 이 글을 과연 몇 명의 소수가 보겠냐만 그동안 깨닫지 못한 까닭은 깨달을 준비를 하지 않아서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항상 준비하라. 그것에 교훈이 있고 반성이 있으며 나아가 변화가 있고 발전이 있는 거다. 오늘 유서에는 잔소리가 너무 많았다. 사실 오늘은 장사가 잘 안됐기 때문에 소재가 없는 게 크다. 망할 때 망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망한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고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른 분야를 찾아 열심히 하면 정말이지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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