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1월 04일 02:28 - 4화 -
새해 첫 일요일이라 그런지 교통사고가 많았다. 모두 접촉 사고였다. 사람들이 제법 바빠 보였다. 오늘은 60분 이내에 도착하지 못한 건이 2건이나 있었을 만큼 정신 차릴 틈 없이 정말 바빴다. 점심시간부터 분주히 움직이다. 이제야 앉았다. 오늘 같은 날은 바로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아이쇼핑이나 하다가 잠들고 싶다. 주말에는 배달 예절이 부족한 손님이 많은 편이다. 공동현관 호출 기능이 고장 났으면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게 예의다. 배달 앱에 요청 사항이 있지 않은가? 공동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준다던지 도착하기 전에 전화를 미리 달라하던지 이타적인 방법은 많다. 앞서 말했듯이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도 나오지 않는 손님에게는 할 수 없이 전화를 건다. 그마저도 안 받는 경우가 있는데 전화라도 받으면 다행이다. 나는 시간에 쫓겨 초조해 죽겠는데 한참 있다 팬티 차림으로 나와서는 짝 다리로 서서 카드를 건넨 손이 갈 곳을 잃었는지 팬티 속에 들어가 버린다. 오늘 그런 손님이 있었다. 나이도 제법 어려 보였는데 “귀띠(귀싸대기) 다 터지고 싶나?”라고 한 마디 내뱉을 번했다. 그래도 손님이다. 일반적인 이해심을 소유한 손님은 자신을 왕이라 생각한다. 그 정도는 웃으며 넘어가 줘야 한다. 우리 가게 골목 바로 건너편에는 지하 2층 지상 6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공사가 한창이다. 주말만 되면 바퀴가 정말 커다란 크레인 자동차가 와서 골목길의 절반 이상을 시즈모드로 점령해버린다. 내가 가게 앞에 오토바이를 주차하면 다른 차들이 지나가지 못한다. 바쁘고 짜증이 나도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해야 한다. 한 번은 잠깐 음식을 픽업하려고 평소대로 가게 앞에 잠깐 주차했다가 대역죄인이 될 번했다. 지나던 차주들이 우르르 몰려와 오토바이 좀 치워달라고 고함을 질렀기 때문이다. 불과 30초에서 1분 사이였다. 시야의 폭인 것이다. 도로를 점령한 크레인 자동차(crane truck)는 그곳에 있어도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 오토바이를 옮겨 주차하는 게 빠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반면 식당 안에서 식사하던 손님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구동성으로 “민원 여뿌이소.(민원 넣으세요.)”였다. 사실 공사 중단 가처분 신청을 하려고 모든 자료를 준비해놓은 상태지만 보류했다. 내가 움직이면 공사는 무조건 중단이다. 공사장 인부님들이 우리 가게에 식사를 자주 하러 오는 것도 아니고 주변을 어지럽히고 상냥한 것도 아니지만 공사를 담당하는 소장님 한 분이 매우 어른스럽고 상냥하시기 때문에 그 한 분을 보고 보류해버린 거다. 가게 바닥은 가뭄처럼 갈라졌고 먼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다만, 지혜로운 한 사람의 태도가 내 마음을 돌려놨다. 바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아무런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다. 건물이 들어서면 상권이 좋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겠지. 오늘 같은 날은 위험한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주로 골목길에서 우회전으로 큰 도로로 진입하는 자동차가 바로 1차선으로 진입하는 경우다. 큰 도로에서 좌회전이나 유턴 신호를 받기 수월하기 때문일 거다. 원칙은 한 차선씩 옮겨가며 이동하는 게 맞다. 다음은 녹색 신호를 기다리던 자동차가 옆 차선이 조금 더 비어 있다고 갑자기 옮겨갈 때 말 그대로 갑자기 튀어나오기 때문에 비가 오기라도 해서 노면이 젖어 있기라도 하면 바퀴가 두 개인 오토바이는 브레이크를 잡는 순간 앞바퀴의 중심을 잃어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혼자 미끄러지면 다행인데 미끄러지면서 사람을 친다거나 다른 자동차를 친다거나 달려오던 차에 치일 수가 있다. 그런 경험이 몇 번 있다. 다행히도 그때마다 혼자 미끄러졌었는데 생각이 날 때마다 오싹하다. 자동차 난폭 운전은 이기심에서 온다. 골목길에서 진입해오는 차를 양보해주면 뒤에서 택시가 왜 양보하냐며 클락션을 울린다. 택시 운전사나 배달원은 성격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소수는 배려와 양보를 한다. 그런 분을 도로에서 만나면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