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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결 Dec 14. 2021

시간은 우연을 특별한 인연으로 엮어준다

오늘 하루가 특별해지는 관점의 변화

몇 년 전, 경복궁에 친구와 놀러 갔던 적이 있다. 서촌의 유명한 가게는 유독 월요 휴무가 많은 편인데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라 음식점과 카페를 찾아 헤맸었다. 지칠 대로 지쳤을 때 즈음 가정집을 개조한듯한 카페를 우연히 발견했다. 장시간의 걸음으로 건조해진 목을 적시고, 나서며 나는 발 닿는 대로 걸었던 이 거리를 다시 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서촌 부근에서 일하는 직장인으로서 월요일 점심시간에 영업하는 카페를 찾다 우연히 '그때 그 카페'를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가게의 구조는 어렴풋이 과거의 기억과 겹쳐졌지만, 그 외에는 어떠한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그때도 월요일에 근무하는 카페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다는 것, 같이 왔던 친구는 1년 전 이후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것, 나는 현재 이 근방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되었다는 것 등의 시간의 흐름이 가져다준 변화들이 떠올랐을 뿐이다.


당시에 이 공간에 방문했을 때는, 대학원 졸업을 준비하던 친구가 졸업 후 결혼해 아이 엄마가 될 줄은 몰랐었다. 그리고 내가 이 근방으로 취업해 다시 또 '우연함'을 이유삼아 이 카페의 문을 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카페에 다시 방문해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는 양옆의 사람들이 '직장동료'가 될 것이라는 것도 말이다.


시간은 이렇게 우연을 특별한 인연으로 엮어준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난 변화들은 엮이고 엮여, 과거의 시간이 다시 떠오르는 한 순간을 만날 때, 튀어올라 '인연'이라는 특별함을 느끼게 한다.


내가 '몇 년 후' 이곳에서 일할 인연이었구나, 이 공간은 내가 몇 년 후 직장동료들과 함께 쉼을 가지게 될 장소였구나. 그리고 '인연'이라는 단어는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던, 인연의 특별함을 '현재'로 가져다준다.


때문에 오늘 문득 내가 방문했던 장소, 만난 사람들,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람들이 2022 혹은   뒤에 나에게 어떤 '인연'으로 묶여있을까? 문득 내일이면 과거가  현재의 순간들이 기대감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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