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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Mar 09. 2020

고독과 무기력 그리고 허무감을 극복하는 법

받아들임에서 시작되는 감정의 극복

얼마 전 '팩트'로 세계를 뒤흔든 사람이 있다. 바로 스웨덴의 의사이자 세계적인 통계학자로, 2012년 미국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뽑힌 '한스 로슬링'이다. 그는 통계학 분야의 세계적 인물이자 테드의 스타강사이기도 하다. 그가 최근 출간한 <팩트 풀니스>에서 '세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좋아지고 있다'라고 얘기한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람들은 흔히 '세상은 점점 불행해지고 있다,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그는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거의 두배로는 것이 아니라, 거의 절반으로 줄었으며, 세계 인구 중 몇% 가 저소득 국가에서 살까? 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50% 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9%에 불과하다며 통계를 기반으로, '간극 본능'에 갇힌 우리의 오해를 짚어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세상은 고독하며, 무기력하고, 허무한 것이라 느껴진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비단 한국인만의 정서는 아닐 것이다. 많은 나라에서 '우울증'이라는 것이 이슈가 되고, 팩트 풀니스에서 얘기하듯 세상의 극빈층은 줄어들고 있다. 즉 인간의 원초적 욕망인 식욕과 생존은 예전보다 훨씬 더 충족하기 쉬워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식욕을 채우지 못해 죽음을 택하지는 않는다.(물론 그런 경우가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박찬국'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견딜 수 없거나, 자신의 존재감이 없다고 느끼거나, 왜 사는지에 대한 이유와 방향성을 잃었을 때 미친듯한 고독감과 무기력감 그리고 허무감에 짓눌려서 자살을 택한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하이데거'의 강의 내용을 해석한 그의 저서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하이데거와 박찬국 교수는 '인간이 동물과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답을 고독, 무기력, 허무 이 세 가지 감정의 상태를 갖고 설명한다. 우리가 차라리 다른 동물과 100% 동일하다면 이러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감정들은 인간만이 느끼는 고유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인간의 고유의 감정에 대해 명확히 인지해야 그 감정들을 극복해 낼 수 있다.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 이유

이렇게 발달된 기술문명의 사회에서 인간의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이데거는 이 세계가 인간의 뜻대로 되지 않음에 그 이유가 있다고 봤다. 

사람들은 나보다 자신들을 더 소중히 여기고 세계 역시 내 뜻대로 운행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고독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느낌들은 생존과 번식에 대한 욕망이 잘 충족되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아내와 자식들마저 나를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나는 젊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데 점점 늙어가고 병이 듭니다. 나는 나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세계는 나를 전혀 자신들의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서 고독감과 무력감이 생겨나지요.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P.158

이보다 더 인간의 고독감과 무력감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하이데거의 존재론 그리고 박찬국 교수의 해설에 격하게 공감 가는 부분이다.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이 '미친 짓'을 많이 하는 이유

간혹 뉴스를 보다 보면 저렇게 돈을 많이 버는데 왜 인생을 힘들어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걸까 싶을 때가 있다.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돈은 많은 경우에 신뢰와 책임을 상징한다. 나의 신뢰를 팔아 신용대출을 받게 되면 거기에는 높은 이자가 발생을 하고, 돈을 많이 버는 일들에는 대부분 큰 책임이 따른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나이 또래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때 나의 고독감,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은 제정신으로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매일 술도 먹어보고, 미친 척 놀아도 봤지만 도저히 해소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이었다. 회사를 운영하면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많은 부채를 지게 된다. 사업체가 클수록 부채의 규모가 클 가능성은 더 높다. 더 큰돈을 굴리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합당한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책임의 크기가 클수록 더 큰 고독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큰돈을 버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당할 수 없는 책임에 눌려 계속해서 더 자극적인 것, 더 흥분되는 것, 더 나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을 찾게 되는 것이다.

고독과 무기력 그리고 허무감을 극복하는 법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 이유, 고독과 무기력 그리고 허무감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렇다면 과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희망적인 것은 이러한 감정들이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힘든 감정들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인간이 동물과 달리 고유한 감정을 느끼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를 그리며 노력을 하는 것. 이 모든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다. 바로 이 세상에서 우리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고독과 무기력 그리고 허무감은 우리가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냥 살아지듯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 자주적인 인생을 살고자 할 때 비로소 '잠시' 그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살다 보면 그 감정들은 다시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당신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삶의 이유를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는 이 감정과 잘 균형을 유지할 때, 우리는 그것을 완전히 떨쳐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과 함께 공존하는 방식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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