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을 안다고 해서 할 줄 아는건 아니다.
중소기업의 사장이 되고나서 어떤 것을 잘해야 사장의 위치에 걸맞는 것일까 굉장히 많이 고민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중소기업 사장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 바닥에서 혼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실무 능력
- 돈을 벌어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업 능력
-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잘 대응하는 적응력과 학습능력
- 우수한 인재를 뽑고 다룰 줄 아는 인사 능력
안타깝게도(?) 중소기업 사장에게는 이 모든 것을 다 상위20%이상 해낼 수 있는 '일 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컨설턴트 생활을 거쳐 지금은 카카오에서 전사 전략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재성'작가는 자신의 책 에서 학습과 일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습득했다 하더라도 그를 통해 결과를 내지 못하면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없다.
-김재성 <슈퍼업무력> p.20-
혹시 이런 글을 읽으면 '뻔한 소리 하네' 라는 생각이 드는가? '실천'과 '결과물'에 대한 중대함을 알지 못한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은 아직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닌것 같다.
많은사람들이 들어본적 있는 맞는 이야기를 할때 '나도 그건 알지', '그건 당연한 소리고',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라'등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안다는 것' 과 '할 줄 아는것' 이 같은 의미일까? 어떠한 능력, 실천에 대해 방법을 안다고 해서 다 할 줄 아는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나도 그건 알지' 를 얘기할때 자신도 그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이야기 하곤 한다.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건지 짐작은 가는데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라고 얘기해야 그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다. 즉, 우리는 아직 일 잘하는 법에 대해 '잘 모른다.'
좀 더 확실한 이해를 위해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위 모습 손흥민 선수가 19-20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번리와의 경기에서 전반 32분 기록한 80m 단독 질주 골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은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손흥민 선수는 자신의 팀 문전에서 세컨볼을 따냈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위치한 두명의 선수의 위치를 파악했다. 한 선수는 패스 후 전개가 딱히 좋지 않거나 다른 한선수에게는 패스를 하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그래서 조금 더 끌고가고자 생각했고 드리블을 시작한다. 이때 순식간에 5명의 선수에게 에워싸이고 마침 발을 뻗는 선수의 역방향으로 드리블을 전개한다. 그리고 다음 발을 뻗는 수비수를 확인하고는 조금 더 긴 볼터치를 통해 속도를 올리며 빠져나간다. 이렇게 모든 수비수를 제치게 되었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로 마지막으로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하고 반대편 골포스트 쪽을 보고 정확도가 높은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을 넣는다.
우리는 이렇게 손흥민 선수가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방법을 잘 알고있고, 설명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손흥민 선수의 골을 흉내낼 수 있지는 않다. 엄청난 속도로 스프린트를 '할 수' 있어야되고, 그 속도에서도 볼을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와중에도 상대 수비의 위치를 파악 '할 수'있어야 한다. 80m동안 이것을 유지하면서 침착하게 슈팅을 '할 수'있는 능력까지 함께 말이다.
<슈퍼업무력>을 쓴 김재성 작가가 대단하다고 느낀 부분이 바로 이런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다 할 줄 안다고 넘겨짚고 있는 것들을 실제로 실천으로 쌓아 성과로 검증하는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에 내용의 실제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슈퍼업무력>에서는 일을 일답게, 업무를 업무답게 하는 법에 대해 'ARTS'로 분류해 설명하고 있다. 4가지 모두 일잘러가 되기 위한 핵심 요소이지만 나는 이중에서도 특히 'Attitude'가 단연 최우선이라 생각하고, 김재성 작가님도 그렇기에 이 A를 가장 앞에 두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좋은 태도의 다섯가지 원칙'으로 소개되는 명확성, 일관성, 기록성, 신속성, 협업성에 대한 내용은 정말 너무 중요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다.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갖춰야할 '좋은 태도'를 그저 눈 밖에 날 행동을 하지 않고, 말하거나 행동할때 예의를 지키는 정도로 생각한다. 좋은 태도의 다섯가지 원칙은 이런 생각을 뛰어넘어 회사에서 필요한 진정한 좋은 태도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다섯가지 모두 정말 필요한 좋은 태도의 요소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나 추천하고 싶은것이 있다면 바로 '기록성' 부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록'을 '업무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아무리 시키는것을 열심히 해봤자 기록해놓지 않으면 내가 얼마만큼의 성과를 올렸는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주어진 시간동안 일을 하는것은 그냥 급여를 받고 일하는사람으로써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해야할 것'에 관련된 업무적으로 까먹으면 안되는 것만 메모하는 정도를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은 기록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록의 효과를 30%정도 밖에 쓰지않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메모정도의 기록을 넘어 '즉시 기록', '짧은 주기로 기록 점검', '즉시 공유', '정돈된 기록', '검색 용이성'을 기록성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고있다. 이러한 형태의 기록은 단순히 좋은 태도를 넘어 당신이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임금 협상에서도 큰 역할을 해낼 것이다.
단순히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수준을 넘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일을 커리어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 또 그 커리어를 어떻게 누적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것인지가 궁금하면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