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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Sep 09. 2019

20대의 끝에서 바라본 인생의 끝

죽음을 준비할 때 비로소 참된 행복을 깨닫는다

다가오는 30대,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필자가 죽음에 관한 책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삶의 방향과 태도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라니, 아이러니하다. 필자는 올해 초 까지만 해도 당장 시한부가 된다면 그 억울함에 못 견딜 것 같았다. 어떤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내가 얻고자 하는 가치를 얻으면서 최대한의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번 떠나보기로 했다. 죽음의 순간으로의 시간여행. 그리고 지금은 완전 다른 가치관으로 삶을 살고 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지난번 필자가 개최한 빡독X대구 에서 읽었었다. 벌써 시간이 좀 지났다.

https://brunch.co.kr/@wnsaud524/7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실질적 조언

이보다 더 정확한 부제는 없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라는 제목을 정말 완벽하게 뒷받침해주는 부제이다.

'임종 지도사'. 작가인 샐리 티스데일의 직업이다. 그녀가 어떻게 '죽음'이라는 주제에 가까울 수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간호사이자 임종 지도사인 작가는 책에서 "나는 타인의 세계에 선뜻 들어가 비밀을 공유하고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 그럴 때 느끼는 '애통한 심정'을 나는 익히 알고 있다."라는 구절에서 책을 끝까지 읽어야만 한다고 다짐했다. 도대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에 방법이 있단 말인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샐리 티스데일은 현재 완화의료팀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녀가 전해주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담담해서 그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듯했다.

'완화의료'란 환자의 신체, 정신적 고통 완화에 대한 치료를 아우르는 포괄적 형태의 의료행위를 뜻한다. 임종이 임박한 환자는 물론 장기 치료가 필요하거나 투병과정에서 큰 고통을 겪는 환자와 가족에게 행해진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죽음'에 대한 인식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이 책의 처음에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점검해 볼 수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나는 애도를 표하는  방법,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 죽음을 앞두고도 기쁠 수 있다는 낯설지만 명백한 사실을 살펴볼 것이다.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두려와할까?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라며 독자에게 죽음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묻는다. 그러면서 실제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실제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은 한 번도 안 가본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준비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당신은 어떻게 여행을 준비하는가? 필자는 여행을 위해서 검색-> 결정(선택)->준비-> 실행의 단계를 거친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이와도 같다니... 올해 스물아홉이 된 나에게는 정말이지 신선한 상상이다.

작가는 '좋은 죽음'에 대한 정의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과의 의사소통법을 경험을 바탕으로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이 책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 몇 달, 마지막 몇 주, 마지막 며칠, 마지막 순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보는 듯 숨 막히고, 작가가 전하는 그 순간의 감정으로 빨려 들어간다. 

특히 마지막 몇 주에 나오는 내용 중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버지니아 모리스가 무익한 치료에 대해 얘기한 구절이다. 

불치병에 걸린 환자에게서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낼 때, 우리는 '플러그를 뽑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죽을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과도한 기술과 치료에서 환자를 '해방시켜주는'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필자도 돌아가신 어른 중에 이러한 의견차로 인해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지켜본 적이 있다. 그때 우리의 가족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막 며칠'에는 진짜 죽음이 임박했을 때 어떠한 증상이 나오는지 정말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살면서 그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박사과정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교육을 받고 있고 그 안에 인간의 생애를 다루는 시간도 많았지만 단언컨대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가족의 죽음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 대.로.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성인이라면 모두가 일독해야 한다.

이 책을 읽은 나의 추천사다. 성인이라면 대한민국에서 만 19세 이상을 일컫는다. 대학 진학 후부터 주변 친구들, 지인들과 관련된 '부고'소식을 접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직접 가야 할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 책을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갖는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 그리고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는 절대 비교할 수 없다. 20대의 끝에서 인생의 끝을 바라본다는 것은 다가올 30대를 준비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인생의 원대한 목표만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나만의 성공만 바라보며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는 필자를 한순간에 겸손하게 만드는 나만의 '임종 전도사'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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