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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Jan 06. 2020

담배 회사는 사회 악 인가?

복잡하게 얽힌 이 사회의 현실을 읽다

흡연은 인간의 몸을 병들게 한다. 심장병과 뇌졸중 발생 위함을 2배 이상 높이고, 간암, 위암, 대장암, 식도암을 유발한다. 흡연을 할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25배가 높다. 2018년 3월 세계 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흡연자 11억 명 중 절반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할 것이라 예측된다. 

담배가 우리 몸에 해롭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매번 '금연 정책'이 나오고, 정부에서도 금연구역 설정과 같은 법적인 제한도 실시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한다면, 담배를 만들어 내는 담배 회사는 사회 악일까? 

2010년 카자흐스탄 어린이를 위한 교육 공간을 위해 23억 4천만 원 후원
여러 광고로써 남녀평등을 지지
대학생들의 다양한 대학생활 지원
취업 준비생, 청년들의 취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 

위와 같은 활동을 하는 회사는 착한 기업인가 나쁜 기업인가? 대부분 착한 기업이라 생각할 것이다. 위 내용들은 시가총액 141조 원, 77,4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전 세계 최대 규모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 시가총액 13조 6천억, 4,1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우리나라 최대 규모 담배 회사 KT&G의 활동이다.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나쁜'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의 '착한 활동'들이다. 

정부에서는 대대적으로 금연을 외치고 있지만 우습게도 KT&G는 Korea Tobacco & Ginseng Corporation의 약자다. KT&G의 시작은 공기업이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민영화된 지 18년이 다되어 가지만 담배로 인한 세금은 국가의 세수 확보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 아마 법적으로 담배를 불법으로 지정해버리면 나라가 휘청일 것이다. 담배값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의 저자 김승섭 교수님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석사, 하버드대 보건대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수재 중의 수재이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 학부와 동 대학원 보건과학과에서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 상인 석탑 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 연구상을 수상했던 이력이 특히나 눈에 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죽음을 파는 담배회사의 마케팅 전략', '"새로운 자유의 횃불"로 여성에게 흡연을 권하다', '어린이를 예비 고객으로, 20대를 평생 고객으로', '자본은 지식을 어떻게 섭외하는가' 등의 주제로 담배회사들의 '착한 활동'에 숨겨진 목적들의 민낯을 파헤쳤다. 

홍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KT&G의 '상상마당'

KT&G는 '상상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인디 밴드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10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에게 유익한 강의를 제공하는 상상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또 복지재단을 통해 대학생 봉사단과 함께하는 해외 의료봉사 같은 여러 사회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젊은 독립영화인들도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담배 회사가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의 문화에 깊숙이 자리매김하는 것을 과연 '사회공헌 활동'이라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많은 가려진 진실들은 굉장히 흥미롭고 고민해볼거리다. 그러나 저자 역시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라고 말을 하는 것처럼 정말 쉽지 않다. KT&G는 한국산업의 브랜드 파워 서계 5위의 글로벌 기업이며 평균 초봉만 무려 5천만 원에 달하는 '들어가고 싶은'기업이다. 한해 채용 인원만도 190명에 달하며 경쟁률이 12:1이 넘는 '인기 기업'이다. 


이런 기업의 사업 수단이 '담배'일 때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나쁜 놈들!'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렇게 '악'으로 여겨지는 모든 것들을 이 사회에서 몰아내면 과연 이 사회는 '살만한 세상'이 될 수 있을지에는 어느 누구도 쉬이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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