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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Nov 21. 2019

520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원 탑' 살인마

원탑 살인마와 역사를 논하다

2018년 이 '원 탑' 살인마는 83만 명이라는 믿기힘든 살육 수치를 달성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000년 이후 매년 '이 것'에 의해 발생한 사망자 수는 평균 2백만명을 웃돈다. 놀라운 것은 우리 인간이 47만 5천여 명의 사망자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는것이다.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인간이 죽는 이유 부동의 2위 역시 인간이다. 뱀, 흡혈성 벌레, 악어, 사자 이런것들은 원, 투탑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치이다.

모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원인이다. 통계적 외사법에 따르면 모기로 인한 사망자 수가 오늘날까지 살았던 모든 인류의 절반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즉, 비교적 최근인 우리 인류의 출현 이래 20만 년 동안 존재했던 1,080억 명의 인류 중 약 520억 명의 목숨을 모기가 앗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 책 <모기>의 서론 중에서

지은이 티모시 C.와인가드는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교에서 역사학 학사, 니피싱 대학교에서 역사와 영어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캐나다 왕립군사대학에서 전쟁학 석사학위를, 옥스포드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콜로라도의 메사 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하키팀의 헤드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뭐지 이 다재다능함은...?) 또한 왕립 군사대학 출신 답게 캐나다군과 영국군에서 장교로 복무한것을 보면 역사학자로써는 특이한(?)이력도 갖고 있다. 그의 주요 관심 분야, 연구 및 저술 분야에는 군사 역사, 세계 토착 민족과 문화, 북미 식민지 역사, 영국 정착민-사회 비교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인지 이 <모기>에도 역사중에서도 특히 전쟁과 토착 민족, 식민지 역사에 관련된 얘기가 아주 상세히 잘 나와있다.


모기 관련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잡학 상식' 책

모기라는 제목 답게 책에서는 아주 디테일하게 그림 그리듯이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학적 원리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책에 따르면 O형은 혈액형 중 가장 모기에게 사랑받는 혈액형이라고 한다. '과학적'으로.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평소에 어떻게 모기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있는지 누구나의 일기장에 나올 수 있는 흔한 장면도 친절히 이야기 해준다. 당신도 '반드시' 이런 모기를 향한 구애활동(?)을 자신도 모르게 한적이 있을 것이다. 


잡학 상식 책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인류학' 책

와... 작가의 필력을 보아라. "역사라는 창고는 라벨 붙은 박스별로 정리하는게 불가능하다. 사건들이 각각 고립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역사화 사회를 정확히 '복잡계'관점에서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 뒤의 문장에서는 인류학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을 엿볼 수 있는데, 입을 다물 수 없다. "역사적 사건들은 보다 넓은 스펙트럼상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역사적 에피소드가 한 가지 사실만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드물며(필자가 격하게 공감하는 부분이며 필자는 감히 없다고 봐도될 것 같다.) 대부분은 그보다 거대한 역사적 내러티브 안에서 거미줄 처럼 얽히고설킨 영향력과 폭포처럼 쏟아지는 인과관계의 결과물로 탄생한다. 모기와 모기 매개 질병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다. 우리 인간 한 명 에게 일어나는 일도 단 한가지의 원인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 일들은 미래에 영향을 끼치면서 얽히고 섥힌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동물이 살아남는다. 지금 이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할 가장 필요한 능력을 말해주는 것 같다. 모기는 강하다고 알려진적도 없고, 똑똑하다고 알려진 적도 없다. 그렇지만 520억명을 살상했지만 최근에서야 말라리아 및 여러 질병들의 원인이 모기라는 것이 밝혀졌을 정도로 소리없이 강하며, 인간을 살상하는 목적 외에는 딱히 하는일도 없어 보이는 똑똑하지도 않은 진정한 살인마다. 도대체 모기가 인간을 무는 목적이 뭔가 했는데, 이 책을 보면 그 궁금증이 풀린다. (그 궁금증으로 책을 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얘기해주자면 이 나쁜녀석이 진짜 나쁜이유는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류학 책인지 알았더니 알고보니 '역사' 책 

그리스 로마시대에서 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모기는 늘 우리의 역사속에 함께했다. 단순히 함께한 것을 뛰어넘어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모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미국이 강대국이 되지 않았거나 아직 강대국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을지도 모르며, 유럽의 강자가 독일이나 유럽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모기가 없었다면' 이라는 가정을 한다면 역사는 그 어떻게 바뀌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큰 역할을 했으나 그렇게 큰 역할을 하는 존재였다는 것을 과학이 꽤나 발달한 최근에서야 알게되었다. 그 모든 비밀을 풀어낸 지금 역사를 '전지적 모기 시점'으로 바라본 이 <모기>라는 책은 두께처럼 엄청난 양의 잡학 상식과 인류학 그리고 역사를 모두 담고있는 책이다. 역사에 관심이 없던 공대생도 역사에 푹 빠지게하는 이 최악의 살인마와 함께 역사여행(?)을 떠나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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