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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Feb 08. 2020

밥 차려놨어, 와이프는 숟가락만 뜨면 돼.

결혼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4가지

아내와 나는 주말이면 점심때가 다 되어서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주말에도 8시간만 자기'가 습관이 된 나는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하거나 글을 쓴다. 그러다가 점심시간이 다 돼가면 점심을 차린다.  "와이프, 밥 차려놨어, 와이프는 숟가락만 뜨면 돼."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TV 보면서 밥 먹기'를 위해 거실 상에 '아점'을 차려놓고 자고 있는 와이프를 깨운다.

와이프의 생일이 있던 주말 아침 밥상을 차린 것은 참 잘한 선택이다.

물론 이때 나는 '상을 차리는' 것이지, 모든 요리를 다 하지는 않는다. 주로 '조리'와 '꺼내기'가 전부다. 같은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우리를 배려해 양가 어머님들께서 자주 반찬을 해주신다. 사람을 만나는데 어떻게 모두가 가까이 사는 사람만 만나겠냐만은, 본가가 가까이 사람들끼리 결혼을 하니 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혼을 하고 3년 차에 접어든 나는 감사하게도(?)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책을 통해 나도 모르게 '내가 사랑을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과연 무엇이 내 결혼생활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나이가 들면서 사랑에 대한 내 관점도 많이 바뀌었어요. 지금 60대인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저는 로맨틱한 사랑이나 아주 뜨거운 성적 사랑이 우정만큼 소중하다곤 생각지 않아요. 제가 제 마기막 관계에서 더 간절히 원했던 것은 다정함이었어요. 그게 제가 갖고 싶은 모든 것이고, 그게 제가 받고 싶은 모든 거예요." <러브 팩추얼리 중 저자가 인터뷰했던 '린(Lynn)'의 말 P.120>
결혼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4가지

<러브 팩추얼리>의 저자 '로라 무차'는 10년간 세계 각 대륙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8세부터 95세까지의 낯선 사람들 수백 명과 얘기를 나눴고,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와 철학에 귀 기울였다. 그녀가 책을 통해 얘기하는 '내가 그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결혼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도 될 만큼 중요한 요소다. 평생의 동반자를 찾기 위해 우리는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까?

1. 다정함

'국제 배우자 선택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방대한 연구에 의하면 6개 대륙 37개국에서 무려 1만 47명을 상대로 사람들의 13가지 특성에 선호도를 매겨봤는데, 남성과 여성이 공통적으로 선호도 1위로 꼽은 특성은 '다정함과 이해심'이었다. 그렇다. 남녀가 관계없이 우리는 본성 그 깊은 곳에서 '다정함'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불타는 사랑이 사그라들었을 때 상대방의 '다정함'은 당신의 '정서적 사랑'을 키우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2. 정서적 안정감과 성숙함

저자는 '사랑'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 연구자들에 의해 가장 많이 연구된 심리학 이론인 '애착 이론'을 적용했다. '애착 이론'은 심리학자 '존 볼비(J.Bowlby)'에 의해 제시된 이론으로, 영아와 어머니 사이의 정서적 유대에 관해 설명한 이론이다. 로라 무차가 설명하는 '애착 스타일'에 관해 읽어보면 상대방의 애착 스타일은 결혼을 할 때 반드시 고려봐야 할 요소임에 틀림없다.

"당신이 만일 헌신적인 태도가 몸에 배어있고 자신의 감정을 처리하고 통제할 줄 아는 파트너를 원한다면, 당신 자신의 애착 스타일은 물론 상대의 애착 스타일도 눈여겨보는 게 좋을 것이다" P.125

3. 부

"중국 문화에서는 로맨틱한 파트너를 찾을 때 상대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 하는 사실이 중요해요" <저자가 인터뷰한 중등 교사 '태미(Tammy)'의 인터뷰 내용 P.125>

'부'라는 것은 결혼을 준비할 때부터 무덤에 가는 그 순간까지 두 사람의 관계에서 떠나지 않는 주제 중 하나 일 것이다. '돈 보고 결혼하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혼을 해본 사람이라면 '부'가 중요하지 않다고 쉽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제 배우자 선택 프로젝트'에서 모든 대륙, 인종, 정치 체제, 종교 집단의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상대의 재력을 중시했다. 진화론을 믿는 심리학자들은 여성들은 종족 보존에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에 중요시하는 것들 역시 당연히 남성들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은 9개월간 힘든 임신상태로 지내야 하며, 그 이후 모유수유까지 해야 한다. 이처럼 종족 보존과 관련된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국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버스'는 여성과 남성이 중요시하는 것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여성들이 재력을 중시하는 것은 아이들을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남성들이 육체적 매력을 중시하는 것은 출산 및 건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 자기 인식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사람들이 말로 하는 것과 실제 선택하는 게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는 적어도 우리가 파트너에게 무얼 바라는가 하는 문제에 관련된 자기 인식의 결여를 보여준다. P.139

'아리스토텔레스'는 자기 인식이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열쇠지만 제대로 자신을 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믿었다. 또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역시 우리는 우리 자신의 행동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며, 우리의 동기 또한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행동도 동기도 너무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스스로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완벽히는 아니더라도)이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과도 같은 일이다. 내가 와이프를 위해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대신하는 이유는 평일 동안 내가 회사 일은 더 많이 하지만 집안일은 와이프가 훨씬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 인식'을 하는 사람과 만남을 가지면 대화도 훨씬 원만하게 이루어지며 싸울 일도 적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와 내 아내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긴 시간은 아니지만 단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 이것은 어느 한쪽이 '참았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자기 인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 상대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살면서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면 나는 단 한 가지를 조언해 주고 싶다. '이해'보다는 '존중'을 하길 바란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화가 나는 걸 어떡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해'라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이 되지 않는 이상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상대를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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