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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연애는 이해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복한 관계를 위한 필수 조건

by 다시살기

연애를 하기 전에는 단순히 '연애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첫 연애를 시작하면 이제 연애에도 조건이 붙기 시작한다, '취미가 같은 사람과 연애하면 좋겠다', '말이 잘 통하는 사람과 연애하면 좋겠다',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과 연애하면 좋겠다' 등등등.


그런 연애의 시기를 거쳐 결혼을 할 때가 되면 앞에 했던 수많은 조건들이 모두 더해진, 세상에 존재하는가 싶은 '신랑감', '신붓감'의 조건이 완성된다. 또 한편으로는 '이것만 아니면 돼'라는 네거티브 방식의 조건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전자와 후자 중에서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결혼에 일찍 성공하게 되더라.


결혼한 지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3년이 아니라 30년을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고 그 속에서 다툼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단 한 번도 언쟁 '비슷한'것도 해본 적이 없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어느 한쪽이 참고 있는 것일까? 혹은 양쪽 다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다투거나 싸우지 않는 이유

얼마전 이 질문의 해답을 와이프와의 대화에서 얻게 됐다. 그 어느 때 보다 바쁜 12월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밤. 그날도 여전히 '글쓰기'로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하루 일과가 끝나면 와이프와 함께 TV를 보면서 얘기를 하고 함께 잠자리에 들기 전 잠이 들 때까지 수다를 떨다 자곤 했다. 그러나 글쓰기로 하루를 마감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가 한 공간에 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굉장히 줄어들었다는 걸 문득 생각하게 되었다.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에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 와이프에게 괜히 한마디를 건넸다.

나 : 감사합니다~ (하며 배꼽 인사를 했다.)
와이프 : 갑자기 왜 감사해?
나 : 하고 싶은 거 하게 해 주니까 고마워서. 집에 오면 혼자 책 읽고 글 쓰고 하느라 혼자 TV 보게 해서 미안해
와이프 : 고마운 건 쫌 고마워해도 되겠다. 근데 미안한 건 안 미안해해도 돼. 남편이 잘 되는 일이 날 못되게 하거나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니까. 남편이 잘 돼야 나도 잘 되지. 그런 건 미안한 건 아냐.


이해가 아니라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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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와 나는 취미도 취향도 정말 다르다. 운동과 독서를 좋아하고 외향적인 나와는 달리 와이프는 내향적이고 조용한 집순이다. 이렇게 많이 다른 우리는 서로의 취향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만약 깨달아 알게 되는 것, 잘 알아서 받아들이는 '이해'를 했다면 우린 같은 취미 같은 취향을 갖고 있을 거다. 그렇지 않은 우리가 지금처럼 다투는 일 없이 즐겁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존중'이다.


서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든지 진심으로 존중하는 것은 이해를 하는 것보다 쉬울 뿐 아니라 만족도 역시 높다. 존중받고 있음이 느껴지고, 그 존중에 대한 보답을 하다 보면 어느새 신뢰가 더 쌓여있음을 느낀다. 존중의 가치를 아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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