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시살기 Dec 07. 2019

그녀와의 결혼 후, 남자의 마음은 어떻게 바뀌었나?

연애와 결혼 무엇이 다를까?-2

'남자는 다 똑같아', '남자는 다 거기서 거기야'. 이별의 경험이 있는 여성분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이 말에 공감하지 않는 이유는 '남자'가 문제가 아니라 아니라 '사람'은 다 다르다. 비슷하게 느끼거나, 심지어 '똑같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대를 원망하고 싶은 마음에 찾는 핑계 중 하나다. 그렇다면 한결같은 남자도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남자는 다 변한다. 그러나 사랑이 변한다는 것은 사랑이 식거나 없어지는 것 과는 완전히 다르다. 와이프와 결혼 후 서로에 대한 감정이 연애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것은 사랑의 종류가 바뀐 것이다. 연애 때 보다 훨씬 더 서로를 아낀다. 그렇다고 연애 때 보다 더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사랑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욕정보다는 마침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른 종류의 사랑으로 바뀌면서, 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번 글에 이어 결혼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 TOP3을 떠올려 봤다.

결혼 후 받은 질문 TOP3

1. 결혼하고 나니까 뭐가 좋아?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나니 심적으로 많이 안정적이게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생각하는 것도 훨씬 성숙해지기도 했다. '무조건적인 내편'이 생겼다는 점도 좋다. 와이프는 내가 뭘 해도 다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칭찬 봇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인생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결혼을 하면 더 신경 쓸 것이 많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신경 쓸 것이 안 많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의 것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상관없다. 그렇다면 신경 쓸게 늘었지만 어떻게 더 온전히 내 인생에 집중할 수 있을까? '결혼'이라는 것은 평생의 동반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요즘은 뭐 두 번, 세 번 하는 게 크게 이상하지 않고 흉도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쨌든 두 번 세 번을 준비하고 결혼을 결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생 함께할 사람을 결정해야 하는 인생의 이 큰 선택을 해결한 것이다. 연애할 때를 생각해 보아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쓸데없는 것'에 소비하고 있었는가? 쓸데없이 의심하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하고 또 결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은 정말 긴 시간과 많은 정신을 소모한다. 결혼하고 나면 온전히 서로의 성장에 집중한다.(그래야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지 같은 방향으로 고민한다. 그렇기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나는 결혼 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 결혼하고 나니까 뭐가 안 좋아?

지금 결혼생활에 정말 만족하고 있어서 그런지 딱히 안 좋은 점은 없다. 굳이 생각해내자면 친구들과 만나서 노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처음엔 마치 기존의 인맥이 줄어드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것은 결혼과 연결 짓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고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나 같은 경우에는 자기 계발 모임과 독서모임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맥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 

'책임'이라는 것이 때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모든 스트레스가 안 좋은 게 아닌 것처럼 모든 부담이 다 안 좋은 것은 아니다. 결혼하면서 생긴 '책임감'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고 성장하게 해주는 동력 중 하나이다.

3. 연애할 때랑 결혼하고 나서랑 마음이 어떻게 달라?

활활 타오르던 사랑의 감정이 내면을 중시하는 사랑으로 변하고, 욕정이 안정(顔情-여러 차례 대면하여 생기는 정)으로 변했다.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어졌다. 와이프는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100% 최선을 다해 지원한다. 수시로 독서모임을 하고, 집에서도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자기 계발 모임에 나가는 등 나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쓸데없는 의심과 질투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믿음이 얼마나 숭고하고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더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멋진 성과를 내서 와이프에게 보답하고, 와이프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기도 하다. 또, 믿음을 져버리거나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반드시 의심받을 행동, 거짓말과 같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은 알아서 하지 않게 된다. 이런 마음은 연애할 때 드는 감정과는 비교할 수 없이 깊고 높은 수준의 사랑에서 오는 감정이다.

 

연애하면서 남자의 마음은 변하는 것이 기본이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좋다. 연애를 하기 전, 연애를 시작한 후, 연애가 지속될 때, 결혼하기 전, 결혼하고 난 후, 결혼이 지속될 때. 남자의 마음은 계속해서 변한다. 그런데 사랑과 신뢰, 우정이 다른 종류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어지거나, 다른 종류의 새로운 감정이 생기지 않고 그냥 그 마음이 줄어들면 권태가 오는 것이고 그게 바로 상대방이 변한 것 같아 보이는 시점이다.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변해?'같은 건 없다. 서서히 변했지만 감추고 있다가 갑자기 보여준 것뿐이다. 말했다시피 변한다는 것은 굉장히 당연하다. 상대방의 마음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억지로 부정하거나, '변했니?'라고 물어볼 필요는 없다. 당신이 변했다고 느껴지면 당신이 맞다. 변한 것이다. 단, 그 변한 감정이 다른 좋은 감정으로 변하지는 않았는지, 새로운 종류의 사랑이 생기진 않았는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변한다는 것이 항상 나쁜 것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메시보다 더 좋은 축구선수가 생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