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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살기 Feb 17. 2020

내 제품이 안팔리는 이유

네가 아는 정보를 상대도 알 거라고 착각하지 마

지금의 세상은 정말 '소비하기 좋은'세상이 되었다. '돈'과 '원하는 것'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최저가로, 2-3일 심지어 당일 수령도 가능한 세상이다. 그런데 '소비하기 좋은 세상'이라면 '판매하기도 좋은 세상'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판매자'인 당신에게 주어진 큰 문제가 있다. 이 모든 조건이 당신과 유사한 사회에 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상의 제품, 최상의 조건'을 검색하기에 이보다 편리한 세상이 없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천국인 이 세상이 '판매자'에게는 (정확하게 말하면 실력 없는 판매자에게는) 지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판매자의 실수

우리는 모두가 소비자인데 스스로를 그렇게 인지하지 않는다. 특히, 서비스든 제품이든 어떤 것이든 판매를 하는 판매자 입장이라면 당신은 스스로를 '소비자'보다는 '판매자'로 인지를 하고 있으며 그 인지는 당신의 생각을 지배한다. 불행하게도 '판매자'의 뇌가 되어버린 당신의 뇌구조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 보다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 '내가 팔고 싶은 것'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당신의 판매량은 영영 늘지 못하게 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 주면 되는 거 아냐?

그렇다면 도대체 소비자 적인 마인드는 무엇이란 말인가? 소비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자신의 구매를 결정하게 되는 것인가? 판매자로써 '고객이 원하는 물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때로는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당신이 '고객이 원하는 물건',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중점을 두는 순간 고려해야 할 고객의 특성이 최소 대한민국의 인구수만큼 돼버리는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다른 수많은 '수요'속에서 당신은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맬 것이다. 그렇게 헤매다 보면 당신은 50명은 알고 1명은 모르는 정보보다는 50명은 모르고 1명은 아는 정보로 상품 설명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


도대체 소비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소비를 '결정'하게 되는 거야?

흔히 판매자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려고 애를 쓴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원하는 것'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당신이 처음 '스마트폰'을 갖고 싶게 되었을 때는 언제인가? 당신이 어떠한 '특정' 브랜드의 옷이 갖고 싶어 진 때는 언제인가? 당신은 필연적으로 '원하는 것'이 생기기 전에, 갖고 싶은 그 대상의 '존재'와 '목적'부터 인지했을 것이다. 그렇다. 소비자들의 '기준'이 되는 것은 소비자들의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얻는 '정보'이다. 


소비자의 '결정'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진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다 보면 명확한 답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가령, '자동차 용품 판매'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어떤 것들이 좋은 상품이 될 수 있을까? 옷걸이, 우산 걸이, 내비게이션, 하이패스, 유아용 카시트, 핸들커버, 시트커버, 스마트폰 거치대 등등등 수도 없이 많은 자동차 용품이 떠오른다. 그중에서 당신은 어떤 것을 판매 상품으로 고를 것인가? 그렇게 고민 후에 판매 상품을 정하고 나면, 수많은 유사한 상품중에 어떻게 당신의 제품을 선택하게 할 것인가? 소비자의 '결정'은 당신에게만 주어진 특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열려있다. 


'경험'으로부터 얻는 '정보'

이렇게 '무엇을 원하는지'로 시작하다 보면, 결국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소비자의 수요와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무엇을 경험하는지'부터 시작해보자. 당신에게 자동차가 생긴다고 가정하자. 스마트폰이 점점 자라나는(?) 요즘 시대에 차량에 탑승하면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어 뒀다간 스마트폰은 당신의 골반을 짓누를 것이다. 차에 타자마자 그 커다란 녀석을 얼른 주머니에서 빼내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 두고 싶을 것이다. 최근 차량들은 무선 충전기를 탑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그곳에 잘 두지 않게 된다. 스마트폰을 더 쉽고 편하게 거치할 무언가를 찾게 되고, 이동 중 전기를 제공하는 자동차 안에서 당신은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싶은 욕구가 치솟을 것이다. 그렇다.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원하는 것은 '스마트폰 충전기'와 '스마트폰 거치대'이다. 이런 순서대로 당신은 '경험'으로부터 사용자가 갖게 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정보의 '차이' 그리고 '깊이'

그렇게 얻게 된 정보는 깊이가 천차만별이다. 경험과 정보를 강조하려는 이유가 고작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대와 충전기가 잘 팔립니다'라는 것을 도출해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고객들이 가진 '정보'를 쉽게 착각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과 그들의 경험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르다. 사람의 정보는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지고, 경험이 다르다는 것은 갖고 있는 정보도 다르다는 것이다. 당신이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그렇게 강조하는 정보가 고객의 일생동안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어 '없는 정보'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당신의 고객들이 '잘못된'혹은 '부족한'정보로 당신의 제품을 선택해주지 않는 것이 속상할 것이다. 그러나 고객은 당신의 그 애가 타는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당신과 '다른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기계'와 '공학'으로 가득 찬 내 인생에서 얻은 정보는 수많은 우리의 고객들이 갖고 있는 정보와 너무나 큰 격차가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깨닫는 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조금이라도 더 늦지 않게 이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나는 이전보다 '고객 경험'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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