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따라 떠나는 여행. 창덕궁 달빛기행
작년 이맘때 즈음(2015년) 처음으로 달빛기행이란 행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하반기 때 예매를 해야지 하다가 격동의 2015년을 지내다 보니 잊어버려 아쉬움만 갖고 있었다. 결국 2016년 상반기 예매에 성공한 것이다!(그 이후 국시 공부할 때 빼고는 거의 매 시즌 갔던 것 같다.)
처음 가는 행사라 기대감이 크다.
이때는 하루 2번이었었고 보름달이 뜨는 음력 15일의 앞뒤로 2 일해서 한 달에 총 5일만 행사를 진행한 탓에 표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다.
혜화에서 저녁을 먹고 느긋하게 창덕궁 돈화문 앞으로 이동을 한다.
돈화문은 창덕궁의 정문으로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100명을 4조로 나눠 궁내를 돌아다니는데 일반 야간개장과 다르게 인원이 적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달빛 아래의 창덕궁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다.
돈화문을 지나니 초롱을 하나씩 건네준다. 초롱을 들고 왕도를 걸으니 내가 왕이 된 기분이 든다. 금천교를 건너 인정전으로 걸어간다. 금천교는 보수에서의 실수 탓에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
수많은 왕들이 사랑했기에 많은 일이 일어났던 인정전이다. 경복궁의 근정전만큼의 위압감은 없지만 그래서 더 포근한 느낌이다.
인정전에서 바라보는 남산. 예전에 현대와 과거의 만남이란 주제로 촬영 다닌 적이 있었다. 그때 생각이 난다. 당시에도 창덕궁과 경복궁 안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을 찍었었다.
봄꽃이 곳곳에 만발이다. 첫 달빛기행과 잘 어울린다.
궁안 곳곳에서 공연을 하고 계신다. 음색이 너무 아름답다. 고궁에서의 국악공연이라니 이만한 호사도 없다. 소리를 타고 달로 떠오르는 기분이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이자 최종 목적지인 연경당에 도착했다. 순조의 존호를 올리는 경축 의식을 치른 이 경사스러운 행사를 연행한다는 연경당이다. 건물 이름과 잘 어울린다. 우리는 이제 국악을 즐기며 다과회를 할 예정이다.
명창이 판소리도 한다. 시원시원하게 뻗어가는 소리에 마음속에 응어리진 앙금이 내려간다.
공연의 구성은 크게 바뀌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아 매 시즌 오곤 한다. 봄, 가을의 분위기가 다르다. 그래도 다른 나라의 음악제처럼 시즌별로 음악을 바꾸면 어떨까 아쉬움도 드는 게 사실이다.
그 당시 기념품. 저 박스 안을 열어보면.
이렇게 다과가 들어있는 상자와 설명서 그리고 기념품이 들어있다.
기념품은 직접 열어보고 그 감동을 느껴보도록 하자.
창덕궁 달빛기행과 경복궁 별빛 야행은 서울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행사 중 하나이다. 둘 다 표 판매를 시작한 지 2분 안에 매진이 된다는 게 아쉽지만 꼭 도전해보도록 하자. 보통 둘 다 2월 말~3월 초에 상반기, 8월 말~9월 초에 하반기 예매 공지가 뜨고 그다음 주쯤 예매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