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의 도시.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로 가는 날이 밝았다.
자그레브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기차는 대략 5시간 정도 걸린다. 게다가 차편도 많지 않다. 그러니 만약 기차를 이용한다면 꼭 예약을 해두도록 하자. 다행히 우리는 전날 오후에도 기차 편이 남아있었다.
아침 일찍 다시 한번 대성당과 시장으로 향한다. 어제는 굳게 닫혀있던 성당이 열려있다. 내부는 다른 성당에 비해 화려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내려오는 길, 시장에서 아침을 먹고 주변을 돌아다닌다. 혹시 기념품을 살만한 게 있나 봤지만 눈에 띄는 건 딱히 없다.
스플리트에서 놓친 넥타이라도 있나 보는데 파는 곳이 없다. 아침부터 찌푸리고 있던 하늘이 비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다행히 흩뿌리는 정도라 걸어 다니는데 분위기만 더해준다. 아프리카에서 보았던 마트의 상호가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낸다.
기차 시간이 다가오고 역으로 향한다.
중앙역으로 가기 전 가볍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사들고 기차를 탄다. 기차는 금세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출발한다.
거의 5시간을 달려 부다페스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난 뒤이다. 늦은 시간이니 만큼 서둘러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다. 방안에 사우나가 있다니 온천과 사우나를 좋아하는 나라답다.
헝가리까지 왔으니 야경을 봐야지! 란 생각에 다 같이 집을 나선다.
아직 비가 추적추적 흩뿌리고 있다. 바닥에 살짝 고인 빗물 덕에 야경이 더욱 아름다워진다. 도시 전체가 반짝인다. 역시 야경의 대명사답다.
조금 걷다 보니 국회의사당이 강 건너에 보인다. 부다페스트 야경의 1번지 답게 황홀히 빛나고 있다. 야경으로 유명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가볍게 둘러본 것만으로도 부다페스트에 매료된다. 내일 본격적으로 돌아다닐 생각에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