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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령 Dec 23. 2021

01. 안녕하세요, 새내기 사회인입니다

설레임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 이제부터 시작이라구!



[EP01]

첫 사회인이 되던 날

2021.04.12 Am 5:45

 

 시끄러운 알람이 울렸고,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저절로 번쩍 눈이 뜨였다. 첫 출근. 잔뜩 긴장한 탓에 몸은 뻐근했지만 마음만은 열정으로 가득 찬 채 이불을 걷어냈다. 출근 일주일 전, 자취를 반대하시던 아빠에게 새벽 출근은 절대 할 수 없다고 열을 내던 나는 어느새 강남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새벽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적한 도로를 지나, 톨게이트를 지나고 빌딩 숲이 가득한 서울에 진입할 땐 아른하던 정신과는 달리 똘망한 눈으로 버스 창밖을 바라보았다.

'내가 진짜 강남으로 회사를 다니긴 하는구나'

바쁘게 출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버스에서 내려 강남역 안으로 들어섰다. 빠른 걸음으로 옆을 지나치던 사람들, 피곤함을 눌러줄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 앞에 길게 늘어서 있던 사람들. 난생처음 서울 출근길에 오른 지방러는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나도 곧 강남역을 메우는 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된다는 생각에 어색하면서도 뿌듯했다.


PM 18:00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갔다. 이래저래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집에 오는 길엔 기절 상태였다. 집으로 오는 한 시간 반의 시간 동안 가족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생각했다.

'뭐부터 말을 해야 하지?'

새로운 일을 겪거나 경사가 생기면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 우리 집. 큰 딸의 생애 첫 출근에 질문폭탄이 이어질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대강대강 이야깃거리들을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서자마자 한 손에 들고 있던 웰컴 키트부터 회사에서 뭘 했는지, 사람들은 어떤지 궁금증 투성이인 우리 가족 덕에 나는 어깨가 가득 올라가 저녁 내내 생각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걱정되는 마음 반, 기특한 맘 반으로 유심히 듣는 가족들을 보며 드디어 뭔가 가족들을 위한 작은 한 발을 디뎠다고 생각했다. 이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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