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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소년 Jul 16. 2016

허리디스크, 내 일이 될 수도.이해와배려가 필요하다.



#INTRO


허리디스크 하나로 파생되는 문제들은 생각보다 많다. 허리가 안 좋아서 병원을 찾고, 몇 가지 검사를 받은 후, 내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고, 이후 재활을 하면 호전되는 것이 일련의 과정일 것 같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은 다양하게 나타난다(불행하게도 그 과정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직접 경험을 한 부분도도 있지만, 실제로 허리디스크로 오랜 기간 고생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해 들은 바 그들은 여러 가지로 고통받고 있었다. 








#마음의 상처


허리디스크는 단지 통증과 불편함의 고통만을 가져오진 않았다. (필자를 포함해) 그들은 마음의 상처를 함께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상처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남자친구, 가족, 친구, 그리고 직장동료까지 말이다. 그래서 상처가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음의 상처 1: 차라리 나도 아팠으면 좋겠다

보드를 타다가 십자인대가 파열(허리디스크는 아니지만)돼서 재활을 하던 지인이 있었다. 사무직이어서 보통 일을 할 때면 컴퓨터 앞에 있지만, 가끔 가다가 재고 정리나 물건 나르는 일이 있을 땐 육체노동도 함께 한다. 십자 인대 때문에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그녀에게 날아온 직장 동료의 말은 그녀에게 상처가 되었다.


'차라리 나도 아팠으면 좋겠다...'

장난스레 던진 직장동료의 말속엔 날카로운 뭔가가 담겨 있었다. 재활을 하면서 서러웠던 일들을 언급하면서 해준 에피소드다.




마음의 상처 2: 엔가~이 해라!!(해석=어진간히 해라, 그만 좀 해라)

8년 전 필자는 척추 4,5번 사이 수핵이 탈출되어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수핵 탈출을 알기까지 5개월, 수술 후 회복하는데 4개월, 이후 몸을 쓰는 일이나 활동이 있으면 피하거나 조심했다. 친구가 스키를 타러 가자고 할 때, 운동을 하자고 할 때, 늦은 시간까지 술 마시며 놀자고 할 때 허리디스크를 언급하며 함께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친구들은 '엔가~이 해라!', '또 이러제?' 라며 장난스럽게 뭐라 했다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할 때면 필자도 장난스레 말했다. '느그들도 아파봐야 안다', '니는 좀 아파봐야 한다'. 상처를 받지 않는 탓에 장난으로 받아들였지만, 누군가는 친구의 핀잔에 상처를 받을게 분명했다.




마음의 상처 3: 언제 안 아픈 적 있었어?

허리가 아픈 아내에게 남편이 한 말이라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끔 인터뷰를 하게 되면 당사자의 이야기 말고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렇게 전해 들은 이야기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자주 아프다고 했던 아내에게 참지 못하고 뱉은 말이 아닌가 싶다. 서럽지 않았을까... 아내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지만, 아파서 재활을 해본 입장에서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허리 아픈 사람을 한 명 한 명 만나본다면, 아마 만나는 인원수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마음의 상처의 수는 늘어날 것이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야! 내가 허리 아파보니깐 알겠드라.. 네가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허리 아프니깐 움직이질 못하겠더라.."

"맞제?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

.


허리를 다친 친구가 말했다. 




친구가 아팠던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허리디스크로 공감할 수 있었던 그 순간은 '공감'할 수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뻤다. 친구가 경험하고 나니 공감할 수 있었다.



반대로

알기 힘들 것 같다. 소제목처럼, (허리디스크뿐만 아니라)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양쪽 다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허리 아플 때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과 마음의 상처를 준 사람 모두. 원망만 했던 마음이 조금 변할 수 있었던 계기는 한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 때문이다.



내가 그거를 나 대로 겪어야지! 내가 스스로 그거를 정확하게 겪어야 돼요! 그 겪음은 다른 사람들 걸 대체할 수 없어요. 단독적이다는 건 그거예요! 싱귤러 하죠!! 나만이. 나만이 어떤 것들을 겪어 날 때 그거를 겪었었던 사람들과 똑같이.. 똑같이 이해됨은 아니에요! 알아요! 여러분도 시련당했고 친구도 진짜 시련당했으면 알죠! 디테일은 달라요! 그 새끼는 담배를 많이 피워서 헤어졌고, 내 경우는 술을 많이 마셔서 헤어졌던, 디테일은 다르지만, 다르지만 알죠! 이해가 되죠. 이걸 우리가 보편성이라고 불러요! 


- 세바시 109회 인문정신의 내적 논리 단독성과 보편성@강신주 철학자 강연 중 일부-


이별의 경험이 없으면 친구의 이별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처럼, 허리가 아파보지 않은 사람도 허리 아픈 사람 고통을 공감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배려와 이해를 바라는 마음이다. 앞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이라고 전제를 깐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 말했다. 감기처럼 찾아온다고.

척추 전문의가 말했다. 허리디스크 질환은 감기처럼 찾아올 수 있다고. 주변을 둘러봐도 정말 많다. 허리디스크 질환으로 고생한 사람들도 많고 허리가 한 번씩은 아프다고 했던 사람들도 많다. 그만큼 언젠가는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나의 일이 될 수 있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주변에 허리디스크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만 이해하고 배려하면 좋을 것 같다. 언젠가 나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로 질환으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경험하지 못한 그 사람들은 나의 고통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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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허리디스크,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https://brunch.co.kr/@wo-motivator/70


2.허리디스크, 앉는게 힘들다. 

https://brunch.co.kr/@wo-motivator/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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