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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소년 Sep 01. 2016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

결과적으로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 아주 사소한 변화일 수 있지만


8월 19일 금요일 늦은 저녁,

유독 바깥 활동이 많았던 오늘, 흘린 땀만큼 누적된 피로, 오늘 밤을 차분하게 보내고 싶어서일까? 발걸음은 자연스레 헬스장으로 향했다.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목, 등, 허리, 골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를 폼롤러에 문질렀다. 문지르고 비비고 누르고.. 입 밖으로 나올 것만 같은 (고통의) 신음소리를 참아가며 폼롤러 마사지를 끝내는 순간 '아~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직후 나는 다른 운동을 진행하지 않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와~ 진짜 시원하다. 이거 뭐라 정의할 순 없지만 뭔가 긍정적이다. 중략.... 그래 생각해보면 내가 운동을 하고 몸 컨디션이 좋은 날에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꾀 나이스 했어. 운동을 하지 못해서 몸이 피곤한 날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곤하다는 말을 연발했지. 더불어 인상도 되게 많이 썼어... 운동을 한 날엔 음.. 좀 긍정적이었던 것 같아!!_아무도 없는 헬스장 GX룸, 혼자만의 속삭임.


순간 영감을 받은 나는 운동이 끝나고 '운동, 긍정'의 키워드에 좀 더 깊이 빠져들었다. 그리고 브런치의 글쓰기 버튼을 클릭했다. 









누군가 말했다! 운동하고 먹는 게 즐거워졌다고!

#'긍정적이다'의 경계를 허물어보다.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말을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였을 땐 단지 성향이나 성격의 범주로만 여겼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OO% 더 긍정적이다.'와 같은 기사. 운동을 하면 엔돌핀이 생성되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과학적이지만 조금은 상투적이어서 '그지~ 운동하면 당연히 긍정적으로 변하겠지'와 같은 반응을 자아내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뭔가 당연하고 '긍정적이다'는 의미가 너무 넓고 구체적이지 못해서 생각할 겨를 조차 받지 못했던 나에게 그날은 (다행히) 좀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하루가 덜 피곤하고 컨디션이 좋아서 밖으로 뿜어지는 에너지가 좀 더 긍정적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밝게 대하진 못하더라도 짜증을 내지 않는다.


소박하기 그지없지만 운동한 날에 운동하지 않은 날 보다 '덜 피곤하다'는 것이 나에겐 긍정적인 변화였다. 전체적인 내 성향이 긍정적으로 변한다기보다 단지 덜 피곤해서 뿜어지는 에너지가 부정적이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 하나만으로 운동은 나에게 충분히 긍정적인 변화를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덜 피곤하다는 것...




그리고 운동이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는 게 큰 범주인 성향에서 머물지 않고 아주 사소하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운동하는 사람마다 느끼는 긍정의 의미가 다르겠다. 궁금하다' 

카카오톡으로 운동하는 지인을 찾아본 뒤 나는 아주 상투적일 수 있는 질문을 상투적이지 않게 던졌다.


카톡: 지금 주제 잡아서 글 적으려고 그러는데, 주제가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예요!! 상투적으로 생각하면 성향이 긍정적이어진다로 생각할 수 있는데... 경계를 조금 허물면 사람마다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게 모두 다르겠더라구요! 저는 덜 피곤하다에요~ ㅎㅎ 생각해보시구 이야기 좀 전해주세요!!


하루가 지나고 울린 카톡 음성.. 카톡! 카톡! 

두 명의 지인에게 각자 다른 답을 받아볼 수 있었다. 


 

박O연

일단 살이 잘 안찌구요! 그래서 먹을 때 즐거워요! 그리고 친구들이 물어봐주는 게 좋아요! 요가 하면 뭐가 좋은지 말이죠! 요가 하는 저에게 많이 물어봐요! 그럴 때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제가 주변 사람들한테 영감을 주는 거잖아요~ 뭔가 뮤즈가 된 기분이랄까요?? 더 있겠지만 이런 것들이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박안O라

전체적으로 긍정적 에너지가 제 안에서 만들어져요! 생겨나는 그 에너지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하게 해줘요! 그렇게 저의 시야가 넓어지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좀 더 긍정적으로 대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어요! 


척추환자로서 예전에는 그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운동을 했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아지니 운동을 훨씬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인사는 항상 '허리 괜찮아?'여서 인사가 참 듣기 싫었는데... 지금은 그 인사에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어서 좋고, 저의 그 대답에 상대방은 기쁜 표정을 짓고, 그 표정을 보고 저는 또 다른 기쁨을 느껴요!!









커피빨인가 운동빨인가.!! 오늘따라 덜 피곤하네~~

#각자의 상황에서 다르게 전해받는 변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던 건, 운동을 해서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게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누구는 하루가 덜 피곤한 것이, 누구에겐 먹는 게 즐거워질 수 있다는 것이, 누구는 뮤즈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추가로 질문을 하는 족족, 그 항목들은 질문한 인원수만큼 늘어나게 될게 분명하다. 큰 범주인 성향의 변화, 그 이전에 운동으로 전해받는 각기 다른 메시지.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 List(ex)

1. 하루가 덜 피곤하다

2. 먹는 게 즐거워졌다.

3. 뮤즈의 기분을 느낀다.

4.

5.

.

.

.

100. 그 인원수만큼











처음엔 매달려 있기도 힘들었는데..

#핵심은 꾸준함! 문장 안에 포함되어야 할 부사 '꾸준히', 그리고 '물음표'를 대신해야 할 '느낌표'!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 => 운동을 꾸준히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


운동을 하면 긍정적으로 변한다?

이것이 증명되고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으려면 꾸준한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일정한 기간, 그 기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다행히 그 '꾸준히'란 '매일'을 뜻하진 않는다. 개인적인 관점으로 특정 운동을 주 1회 이상 한다고 하면 충분히 '꾸준히'라고 할 수 있다. 그럼 그 꾸준히라는 것은 어디서 비롯될 수 있을까? 


꾸준하게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 꾸준하게 해서 긍정적으로 변한다의 문제는 우리가 운동을 하면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메시지와 부정적인 메시지에 달려있을 수 있다. 그 메시지가 우리 머릿속을 차지하는 정도에 따라 말이다.


러닝을 한다고 가정하자. 러닝이 끝나고 우리는 상쾌함과 힘듦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오랜만에 러닝을 하거나,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경우엔 긍정적인 메시지보다 부정적인 메시지에 더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꾸준하게 못 가져가는 경우)


상쾌하긴 한데 힘들다.


반대로 꾸준하게 하고 있는 사람이거나 처음 시작해서 일정기간 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뱉는 말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꾸준하게 가져가는 경우)


하~ 힘들긴 한데, 힘들긴 한데 상쾌하다!!



운동=> 긍정적 메시지에 공감=>꾸준함=> 긍정적인 변화


1차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상쾌하다)에 반응하느냐, 아니면 부정적인 메시지(힘듦)에 반응하느냐가 꾸준하게 하느냐 마느냐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다.(시간이 정말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꾸준함은 자연스레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 변화가 너무 사소하고 작아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덜 피곤하다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 중에 하나라는 것을 한참이 지나서야 인지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부정적인 메시지에 더 공감해서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운동을 시도해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 운동을 싫어했는데도 어느 순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주저리.. 주저리.. 공유하고 싶었던 건 단 하나, 운동을 꾸준히 하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


'운동을 꾸준히 하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

그날 나는 이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었나 보다. 마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1인이 운동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전달될까 봐 걱정이 되지만, 그런 의도는 전혀 없이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과 공감하고 싶은 마음이었음을 지금 이 문장을 통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득 초중고 시절이 떠오른다.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축구할 시간만 기다렸던 모습. 주말이 되면 친구들과 축구할 생각에 설레었던 모습. 그렇게 뛰놀며 행복했던 모습. 힘은 들고 피곤해도 그 재미에 빠져있었던 그런 나의 모습. 


성인이 되니 예전의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고, 혼자 운동하는 시간이 많아 꾸준히 운동을 해나가는 게 쉽지 않지만, 운동하는 순간에 전해받는 긍정적인 메시지에 그 꾸준함의 끈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하루가 덜 피곤하게 변해가고 있다. 그냥 그렇게 운동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 모두, 운동을 다시 시작하거나 처음 시작하는 사람 모두,

운동으로부터 전해받는 긍정적인 메시지에 좀 더 귀 기울여서 (사소할 수 있겠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 단지 하루가 덜 피곤하니깐요!!


결과적으로, 아니 개인적인 결론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제 글을 마치고 지난주부터 시작한 요가를 하러 가야겠다. 찢어질 듯 고통스럽지만, 몸이 쫙 펴져서 혈액순환이 잘되는 느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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