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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머 Nov 30. 2020

빵과 우유에 대한 간단한 고찰

저도 제가 이상해요


 여러분은 빵하고 우유 드실 때 어떻게 드시나요? 저는 원래 음식 먹을 때 음료를 잘 안 마시는 편이라 애초에 우유를 잘 안 먹습니다. 그래도 남이 우유를 따라주거나, 가끔 우유랑 잘 어울리는 빵을 먹을 때면 우유 한 컵을 두고 같이 먹는데요. 이때 진짜 이상한 강박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빵과 우유를 동시에 다 먹어야 되는 것'인데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우유를 너무 빨리 마셔서 빵만 남는 것도 싫고요, 그렇다고 천천히 마셔서 빵은 다 먹어버렸는데 우유만 덩그러니 남는 것도 싫어요. 빵과 우유를 같은 비율로 줄어들게 만들어야 해요. 진짜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아부지, 날 보고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아빠는 빵 안 좋아함)




 비요뜨라고 해서 요플레랑 초코과자를 같이 파는 상품이 있는데요. 이 초코과자를 요플레에 부어서 먹는 거예요. 얘도 똑같은 맥락으로, 요플레랑 초코과자를 동시에 먹어야돼요. 그래서 초코과자 한 개 당 요플레의 양이 정해져있어요. 베스킨라빈X 숟가락에 넘치지 않을 만큼 담으면 딱이에요. 너무 가득 담으면 초코과자만 넘으니까 적당히 담아야 해요.


모든 음식에 다 그런 건 아니에요

 콜라는 상관 없어요. 피자를 먹든 햄버거를 먹든 콜라는 남기는 게 디폴트에요. 원래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는 콜라 한 컵을 다 못 마셔서 항상 남거든요. 또 콜라는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남기는 게 더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국물도 그래요. 뱃속에 액체가 잘 안 들어가나봐요. 식탁에 국이 있으면 양이 딱 제가 먹을 만큼 적당하거나, 너무 너무 맛있어서 한 방울도 남기기 아까울 정도가 아닌 이상은 남기게 되더라고요.


 

누구나 이상한 부분이 있다

 자연스럽게 이런 방식으로 먹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사실을 인식하게 됐어요. 인식하고 나니 되게 이상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글로 쓰니까 더 이상해보이네요. 이건 인식한다고 해서 고쳐지는 문제도 아니에요. 애초에 고쳐야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보다는 좀 더 신경쓰이겠지만, 저는 그냥 그런 걸 신경쓰는 사람일 뿐이니까요 하하.


 여러분도 생각해보시면 강박 하나쯤은 있을 걸요? 저만 이상한 거 아닐 걸요!?!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의 강박도 한 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생각보다 재미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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