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머 Dec 10. 2020

대충 사놓고 방치했던 주식이 200% 올랐을 때

개미는 이렇게 주식 열차에 오릅니다

  작년 4월이었습니다. "주식 계좌 만들면 2만 원 준대"라는 엄마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 들었습니다. 2만 원 받자고 어플 깔고 계좌 만들고 어쩌고 저쩌고 귀찮은 일을 하기 싫었습니다. 대충 "어~어~" 하고 넘어갔는데 그 뒤로도 몇 번 더 만들라고 하는 겁니다. 돈 벌려면 주식해야 한다면서, 주식 공부해서 투자하라고요.


주식 무서워 주식 싫어

 제 주위에는 주식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심지어 주식하라고 권하는 엄마마저도 주식을 해본 적이 없으시고요. 그리고 저는 숫자에 약합니다. 돈으로 돈을 번다는 것에 거부감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공부 안 하고 대충 발 담갔다가는 원금을 다 떼일 것 같은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리고 하려면 제대로 공부해야 할 것 같은데, 많은 시간을 주식 공부에 쓰고 싶지는 않았어요. 왠지 멋지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이롭고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숫자 놀음을 위한 공부라고 느껴졌고, 그런 공부를 하기엔 인생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흥선대원군마냥 마음을 굳게 닫고 있었는데 엄마가 하도 주식, 주식♪ 하시는 거예요. 문제의 한국투자증권 어플을 깔고 주식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어찌어찌 계좌도 만들었겠다, 꽁돈 2만 원도 생겼겠다 해서 투자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투자 용어도 모르고, 그래프 볼 줄도 모르니 정말 단순하게 했습니다.


진짜 대충 사고 버려둔 주식

 당시 제가 취직하고 싶었던 S회사(비상장)가 있었는데, 그 회사에 투자한 N회사 주식을 샀습니다. 나 이 회사 좋아하는데, 너도 좋아하는구나? 볼 줄 아는 녀석이네? 하는 마음이었죠. 10만 원 이하면 잃어도 속상하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9만 원어치를 샀습니다.


 그 이후 한 번도 주식 어플을 켜지 않았습니다. 잘 되든 말든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미안). 어플을 깔고 나서 이것저것 눌러볼 때 어렵기만 하고 하나도 재미가 없었거든요. 


버렸던 주식이 두 배로 돌아오다

 그러다가 최근에 '비플러스'라는 곳을 알게 되었어요. Be KIND, Be RICH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운영되는 투자 플랫폼인데요. 취지도 서비스도 참 좋아서 눈여겨보고 있다가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가 나오면 투자하자고 다짐을 했습니다. 


 '의미 있는 사업에는 돈을 투자하겠다는 마음이 쉽게 드는데, 왜 주식에는 마음이 안 갔을까?' 갑자기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묵혀뒀던 한국투자증권 어플을 켰습니다. 하도 안 들어가서 업데이트를 하라고 하더군요. 귀찮지만 업데이트를 해줬더니 이번에는 암호도 업데이트하라고 합니다. 거듭 귀찮았지만 다시 페이스 아이디를 연결해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자산을 봤더니, 세상에!



 수익률 215%가 빨갛게 물들어있는 것 아니겠어요? 주식을 잘 모르지만 200%가 올라있으니 엄청 기뻤습니다. 9만 원이 아니라 한 백만 원 넣어뒀으면 어땠을까.. 아니 천만 원 넣어뒀다면...(어차피 없어서 못 넣었음)


어서 와, 주식은 처음이지

 이게 된다는 걸 직접 느껴보니까 와, 주식을 해야겠더라고요. 그동안 막연히 주식하면 나는 돈 다 잃을 거고 그러다가 전재산도 다 날리고 말 거라며 막연히 두려워했었는데요. 실제로 돈을 넣고 수익이 생기니 그 두려움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꺼이 투자하고 싶은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고 합니다. 파타고니아를 참 좋아하는데, 옷은 비싸서 못 사도 주식은 사고 싶었지만 상장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끝까지 멋져... 상장했다면 다른 회사 주식 안 사고 파타고니아에만 올인했을 텐데 그러질 못해서 다른 친환경 관련 주식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취업하고 나서도 불안한 이유 중 하나는, 월급 열심히 모아도 노후 대비는커녕 내 집 마련도 하기 힘들다는 현실이었습니다. 월급이 아닌 다른 수익을 만들어내야 할 텐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늘 고민이었어요. 위에 말씀드렸던 이유들 때문에 주식과 부동산은 고려대상에서 늘 빠져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익이 나는 걸 보니 갑자기 주식에 마음이 열린 거죠. 내 돈을 좋은 곳에 투자해서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니! 멋진 일이에요. 자본주의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쨌든 돈이 모이면 힘이 되니까, 좋은 곳에 힘을 보탠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덤으로 수익도 내면 좋겠구요 :)

작가의 이전글 성적표를 찢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