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마음이 게을렀던 건 아닐까?'
6개월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게 아닌데, 나는 그 시간을 짧다는 핑계로 나태하게 살고 있었다. ‘지금은 애매한 시기니까’, ‘지금 한다고 뭐 그리 변하겠어?!’ 같은 말로 스스로를 달래며 하루하루를 흘려보냈다.
2004년부터 시작된 베트남 주재원 생활 9년, 그리고 2018년부터의 개인 자영업 7년. 합쳐 보면 어느새 16년이다. 이렇게 긴 세월을 베트남에서 보내다 보니, 앞으로 남은 6개월이 마치 짧은 휴식처럼 느껴졌던 걸까.
'판촉을 해서 뭐하나'
'상품을 새로 개발한다고 달라질까?'
'매장 리뉴얼을 지금 꼭 해야 하나' …
이런 생각들이 나를 의자에 붙잡아 두었다. ‘일단 앉아 있자’는 마음이 ‘그냥 두자’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 6개월 파견을 나온 사람들을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같은 시간을 두고도 전력으로 움직이며, 짧은 기간 안에 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기야, 4~5일 여행만 와도 ‘베트남을 다 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무슨 핑계를 대고 있었던 걸까.
결국 시간의 길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마음의 온도’였다.
오늘은 다시 마음의 스위치를 켜는 날이다. 이제부터라도 내 6개월을 ‘짧은 시간’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 그게 나 스스로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자, 다시 살아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